"정부는 병원에 요청하면 끝이지만,?
현장에선 온갖 손실과 불편함 감수"
"정부가 감염병 병상 확보와 관련해 상황이 급해지니 상급종합병원에 협조하라고 반협박을 하고 있는데, 안정적일 때 미리 계획 세우지 않고 뭘 했습니까. 상황이 나빠져야 나서는 겁니까."
수도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퍼지면서 병상 부족 사태가 현실화하자,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정부에 대한 불만을 쏟아냈다. 가천대 길병원은 감염병 전담 병원으로 지정돼 11개월째 운영 중이다.
엄 교수는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사전에 특정 병원을 지정해 감염병 거점 전담 병원으로 활용할지, 상급종합병원에 병상을 요청할지 먼저 결정했어야 했다"며 "확진자 발생 규모에 따라 단계별로 병상을 어떻게 확보할지 계획을 세우고 병원과 협의를 했어야 하는데 말만 꺼내놓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정부는 병상 몇 개 빼달라고 요청하면 그만이지만, 현장에선 병상 단위가 아닌 병동 단위로 환자를 받지 못하는 등 경영손실과 온갖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며 "외부에선 감염병 병상 확보가 왜 빨리 안 되는지 의문이 들겠지만 병상에 누워있는 환자가 퇴원해야 하는 등 최소 1,2주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감염병 전담 병원들은 코로나19 확진자의 치료가 가능한 음압격리병상 확보를 위해 병동이나 중환자실을 통째로 비워놓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 병동 의료진이나 이동형 음압기 등의 시설을 병상 운영 여부에 따라 재배치하는 부담도 따른다. 중환자 치료가 가능한 병상 확보를 위해선 별도의 확진자 이동 통로와 승강기, 의료진이 개인보호구를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야 한다.
그는 "상급종합병원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얼마를, 어떻게 보상하겠다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그 보상에 병원이 만족하는지 손실은 보지 않는지 확인했어야 하는데, 보상하겠다는 말만하고 구체적으로 제시한 방안은 없었다"며 "이제라도 정부에서 재원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