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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기후 변화... “30년 후 북극은 녹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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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 않은 기후 변화... “30년 후 북극은 녹색?”

입력
2020.12.1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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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립해양대기청 '2020 북극 리포트 카드' 발표
높아진 기온에 확연히 줄어든 빙하 면적

지구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변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이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 보고서 ‘2020 북극 리포트 카드’에 따르면 2019년 10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측정한 북극 기온의 평균은 섭씨 1.9도로 100여 년간 축적된 데이터 중 두 번째로 높은 온도를 기록했다.

미 국립해양대기청이 발표한 '2020 북극 리포트 카드'에 따르면 북극 해양을 떠다니는 얼음의 양이 점점 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 국립해양대기청이 발표한 '2020 북극 리포트 카드'에 따르면 북극 해양을 떠다니는 얼음의 양이 점점 줄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더 눈에 띄는 변화는 해빙의 면적이다. 올여름 북극 해빙은 42년 전 인공위성으로 측정을 시작한 이래 두 번째로 작은 면적을 기록했다. 보고서가 처음 나온 2005년 당시 북극 바다에는 약 560만㎢의 얼음이 덮여 있었는데, 현재는 약 374만㎢에 불과하다. 1979년 이후 해빙 면적은 10년마다 약 13%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다. 북극의 해빙은 북극 해양 생태계의 중요한 서식지일 뿐만 아니라 태양 에너지를 반사해 지구가 뜨거워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등 기후 유지의 핵심 부분이다. NOAA는 “북극 바다 얼음 중 4년 이상 된 얼음의 비율이 5%에도 미치지 않고, 두께는 점점 더 얇아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북극의 높아진 기온은 얼음은 물론, 적설량도 감소시켰다. 올해 6월 유라시아 설원 면적은 54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쌓인 눈은 더 빠르게 녹고, 내리는 눈의 양은 적어 북극은 점점 ‘푸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학자들은 따뜻한 기온이 얼어 있던 툰드라 지역을 녹여 이전에는 자랄 수 없던 식물 종들이 자라고 있다며 "녹색의 북극"으로 변하고 있음을 발견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올해 러시아 북동부 지역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도 북극 온난화와 관련 있다고 지목했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 대학의 과학자 앨리슨 요크는 “아한대 지방의 산불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지난 몇 년간 번진 산불의 범위와 정도는 기후변화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린피스 선박이 북극해 유빙 사이를 항해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그린피스 선박이 북극해 유빙 사이를 항해하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NOAA의 태평양 해양 환경 연구소 소속이자 매년 보고서 제작에 참여한 해양학자 제임스 오버랜드는 “(온난화로 인한) 북극의 변화가 훨씬 더 오래 걸릴 것이라 예상했다”고 말하며 “하지만 지난 20년 동안, 특히 지난 5년간의 변화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 이상”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보고서 집필자 중 한 명인 알래스카 대학의 기후 전문가 릭 토만은 “더 따뜻하고, 덜 어는 북극의 변화 속도는 이전 세대에서 상상할 수 없던 것”이라며 “30년 후에는 오늘 같은 북극의 모습을 볼 수 없을지 모른다”라고 진단했다.

이인서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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