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당선인, 오스틴 전 중부사령관 공식 발표
일선 작전 경험 풍부하나 '정책·아시아 '경험 부족
“1827년 조지아주(州) 작은 마을 토마스빌에서 온 젊은이 헨리 오시언 플리퍼가 웨스트포인트 미국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한 첫 흑인이 됐습니다. 거의 150년이 지나 또다른 토마스빌 토박이의 아들이 여기 여러분 앞에 국방장관 지명자로 섰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전 미군 중부사령관은 9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의 공식 지명을 받은 뒤 자신을 이렇게 설명했다. 상원 인준 절차를 통과하면 미국의 첫 흑인 국방장관이 되는 그는 선배 흑인 군인들을 기리고, 본인의 군인 경험을 강조했다. “4년 전 전역을 하면서 군복을 마지막으로 걸어뒀고 ‘오스틴 장군’에서 ‘(민간인) 오스틴’이 됐다”며 문민통제 국방장관 전통을 지키겠다는 다짐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인준에 부정적인 의견이 나오는 등 넘어야 할 고개도 적지 않다.
바이든 당선인은 하루 전 미 주간지 애틀랜틱에 그를 국방장관에 지명하는 이유를 소개하며 인준을 호소했다. 이날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열린 공식 인선 행사에서도 바이든 당선인은 오스틴 지명자의 역량을 강조하며 조기 인준을 요청했다. 그는 “이 순간 역사가 요구하지 않았다면, 오스틴에 대한 믿음이 없었다면 예외를 요청하면서까지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나와 오스틴은 군에 대한 민간통제의 중요성을 믿는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민간의 군 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군인 출신은 전역 후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이 될 수 있다는 ‘국가안보법’ 조항을 1947년에 만들었다. 이후 1950년 조지 마샬, 2017년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두 차례만 의회에서 예외 승인을 받았다. 2016년 전역한 오스틴 전 사령관은 7년 요건을 채우지 못했기 때문에 의회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의회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공화당은 물론이고,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잇따라 예외 조항 적용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전했다. 리차드 블루멘탈, 팀 케인 상원의원 등이 대표적인 인사다.
화려한 군 일선 경력에 비해 빈약한 국방정책 경험에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오스틴 전 사령관은 75년 육사 졸업 후 82공수사단장, 10산악사단장, 18공수군단장 등 미군 최전선 핵심 부대를 지휘하며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 전장을 누볐다. 중동 지역 전장을 관할하는 중부사령관 경력도 군인으로서는 의미가 크다. 다만 주로 작전 분야에서 잔뼈가 굵었지 정책 부서 경험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매체 폴리티코는 “오스틴은 (인준 청문회에서) 군사 영역을 넘어 그의 경험이 아주 적고 공적인 기록도 거의 없는 중국부터 기후변화 이슈까지 거친 질문에 직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동에 비해 아시아 쪽 군사안보 상황에는 밝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의 해외 근무지는 주로 중동과 유럽이었고 한국과 일본 근무 경험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역 후 군수업체 레이시온 이사회에서 일했던 대목이나 사모펀드 ‘파인 아일랜드’ 파트너로 5개월 동안 이름을 올렸던 점에서 이해충돌, 민관유착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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