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 자문계약, 변호사 일 했을 뿐"
돈을 받고 우리은행 고위 인사들에게 라임 사태 관련 로비를 한 혐의를 받는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10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고검장 출신 윤갑근(56) 변호사가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로비한 혐의로 10일 구속 기로에 섰다. 윤 변호사는 심문을 앞두고 재차 혐의를 부인했다.
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남부지법 성보기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늦게 또는 이튿날 새벽 중 결정될 전망이다.
윤 변호사는 이날 오전 9시 58분쯤 변호인과 함께 청사에 들어섰다. 그는 '우리은행 로비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정상적인 자문계약을 체결해 법률자문료를 받은 것"이라며 "변호사로서 정상적인 법률사무를 처리했을 뿐"이라고 답했다.
그는 라임 사태의 핵심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폭로한 '야권 정치인 로비' 대상자로 지목돼 왔다. 윤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을 아느냐'는 물음에는 "김 전 회장을 전혀 본 적도 없고 모른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연합뉴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 김락현)는 8일 윤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우리은행장과 대학 동문인 윤 변호사는 지난해 4월 우리은행이 라임 펀드 판매를 중단했을 때, 법률 자문료 명목으로 김 전 회장 측으로부터 2억 2,000여만원을 받아 로비했다는 혐의(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당시 자금은 라임 부동산 시행사였던 메트로폴리탄의 김영홍 회장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임 자금 3,500억원을 투자받아 빼돌린 혐의를 받는 김 회장은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김 전 회장은 10월 공개한 옥중편지에서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장 로비와 관련해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다"며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에 대한 로비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4일 윤 변호사의 자택과 사무실, 우리은행 본사와 로비 상대로 지목된 우리금융그룹 회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의혹이 불거진 당시 윤 변호사는 "김 전 회장을 전혀 알지 못 하고, 제3의 회사와 법률자문계약을 맺었는데 그 회사 요청으로 라임 관련 사건에 대해 법률자문을 한 적은 있다"며 "정상적인 자문계약을 맺고 계좌로 받은 수임료로 세금 처리까지 모두 마쳤다"고 부인했다. 우리은행 또한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에게 로비했다는 것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윤 변호사는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장, 서울중앙지검 3차장, 대검찰청 반부패부장 등을 지낸 특수통 검사 출신이다. 지난 4·15 총선에서 충북 청주 상당 지역구에 출마했다 낙선했으며, 현재는 국민의힘 충북 도당위원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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