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빛을 내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기존 한계 극복한 궁극의 기술, 압도적 몰입감"
110인치 가격은 1억7000만원…최상위 수요 공략
LG전자는 접고 펴는 '롤러블 TV'로 대응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소비자용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를 출시했다. 초소형 소자 하나하나에서 자체 발광 기능이 가능한 마이크로 LED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힌다. 다만 1억원대 이상의 높은 가격 탓에 대중화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추종석 삼성전자 부사장은 10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110인치 마이크로 LED TV를 공개하면서 "마이크로LED는 기존 디스플레이의 한계를 극복한 궁극적인 디스플레이 기술로 압도적인 몰입감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이크로 LED TV는 수 십 마이크로미터(㎛, 100만분의 1m) 단위의 초소형 LED를 하나하나 붙인 기판을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현된다. 수백만개의 LED 소자에서 각각 적·녹·청(RGB)소자가 따로 제어되기 때문에 화면의 밝기와 색상을 아주 정밀하게 표현할 수 있다. 이에 기존 디스플레이 대비 밝기, 명암비, 색 재현력, 블랙 표현, 시야각 등이 탁월하다. 별도의 광원이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가 필요없기 때문에 초슬림이나 휘는 형태의 디자인까지 가능하다.
하지만 생산 방식의 한계로 많은 가전 업체들이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삼성전자도 2018년 146인치 마이크로 LED '더 월'을 선보이면서 그동안 기업 간 거래(B2B) 시장에만 집중해왔다. 더 월의 경우 제품 가격만 4억~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에서 축적한 초미세 공정 노하우를 접목해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에 선보인 110인치 제품에도 약 3.3㎡ 정도의 크기에 800만개 이상의 마이크로 LED 소자가 사용됐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가격도 1억7,000만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는 110인치보다 더 작은 크기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기술도 이미 확보했다.
하지만 여전히 비싼 가격은 대중화의 걸림돌이다. 시장조사업체인 DSCC는 올해 마이크로 LED TV 매출을 5,000만달러로 추정하면서, 2026년에는 2억2800만달러(약 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TV 판매량의 1% 미만이다.
이에 대해 최용훈 삼성전자 상무는 "액정표시장치(LCD)가 처음 도입했을때 32~40인치대 제품이 1,000만원에 가까웠지만 지금은 20만~30만원대로 내려왔다"며 "우리가 먼저 출시해 업계를 주도하고 이후 많은 업체들이 뛰어들면 가격도 드라마틱하게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휘어지는(롤러블)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TV R'로 초고가 TV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TV를 시청할 때는 화면을 펼쳐 보다가, 시청하지 않을 때는 본체 속으로 화면을 말아 넣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난 10월 VIP 고객을 초청해 이 제품을 소개했다. 65인치 화면에 4K 화질로 판매가격은 1억원이다.
업계에선 양 사 제품 모두 프리미엄과 희소가치를 동시에 원하는 최상위 수요를 겨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사람들이 늘면서 고성능의 TV를 원하는 시장 수요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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