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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장난감 총? 안돼!" 소신 펴다 동심 파괴로 해고된 '진보' 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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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장난감 총? 안돼!" 소신 펴다 동심 파괴로 해고된 '진보' 산타

입력
2020.12.09 15:55
수정
2020.12.09 16:04
0 0

소년에 총 선물 거부 쇼핑몰 산타에 비난 쏟아져
소년 모친 "아이, 성탄 마법 경험 대신 눈물 삼켜"
쇼핑몰, 산타 해고 후 아이에게 장난감 총 보내

미국 일리노이주 노리지의 쇼핑몰 산타가 "총을 갖고 싶다"는 소년에게 "총은 안 된다"고 거절하고 있다. 아이의 엄마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은 조회수 160만회를 기록했다. 사벨라 드카를로 페이스북 캡처

미국 일리노이주 노리지의 쇼핑몰 산타가 "총을 갖고 싶다"는 소년에게 "총은 안 된다"고 거절하고 있다. 아이의 엄마가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은 조회수 160만회를 기록했다. 사벨라 드카를로 페이스북 캡처

"총은 안 돼! 자전거나 트럭은 괜찮지만 크리스마스 선물로 총은 주지 않겠어."

크리스마스를 보름여 앞두고 미국에서 "장난감 총을 갖고 싶다"는 소년에게 이같이 말한 쇼핑몰 산타클로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동심 파괴'라는 비난을 받고 해고되는 일이 발생했다. 미 언론은 "총기 규제에 대한 소신이 확고한 '진보 성향'의 산타가 해고됐다"고 풀이했다.

8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일리노이주(州) 노리지의 할렘어빙플라자 쇼핑몰에서 산타로 일해 온 한 남성이 마이클이라는 이름의 소년을 울린 뒤 해고됐다고 전했다.

발단이 된 것은 소년의 모친 사벨라 드카를로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이었다. 영상에서 소년은 산타에게 장난감 총을 선물로 요구하고, 산타는 "장난감 총이라도 총은 안 돼"라고 답한다. 또 산타가 "네 아버지가 총을 선물로 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줄 수 없다. 다른 장난감은 많이 있다. 레고나 자전거, 자동차도 줄 수 있다"고 설명하자 소년이 울음을 터뜨리는 장면이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드카를로는 영상을 올린 게시물에 "올해는 마이클이 산타를 만나러 갈 생각에 흥분했던 첫 해였다. 아이가 마법을 경험하는 대신 자신의 소신 때문에 거절하는 산타 때문에 눈물을 삼키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나는 이 산타가 진짜 산타가 아닌 쇼핑몰 직원일 뿐이라는 것을 아이에게 설명해야 했다"고 덧붙였다.

소년이 산타클로스에게 받고 싶다고 요구했던 너프 장난감 총. 아마존 캡처

소년이 산타클로스에게 받고 싶다고 요구했던 너프 장난감 총. 아마존 캡처


총기 옹호 보수층, '산타 해고' 정치적으로 활용하기도

이 영상은 트위터 등 SNS에 빠르게 퍼지며 조회수 160만회를 기록했다. 더힐은 "특히 총기 소유를 옹호하는 이들과 보수층이 이 영상이 퍼지자 '정치적 행동'이라며 비난에 가담했다"고 전했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자신의 트위터에 "극좌 산타가 아이에게 장난감 총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며 "우리는 총기 규제가 아니라 멍청이 규제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미국은 매년 크고 작은 총기 사고가 이어지고 있지만 총기 이슈는 둘로 갈라져 당파적으로 다툼을 벌이는 논의 중 하나여서 규제 공방도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총기 규제 목소리가 높지만 공화당은 총기 소지 허용에 더 무게를 싣고 있다.

존 케네디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트위터 캡처

존 케네디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트위터 캡처

파장이 커지자 쇼핑몰 측은 즉각 이 산타의 해고 사실을 알리는 사과문을 게재했다. 쇼핑몰 측은 "산타들에게 자신의 개인적 의견을 아이들에게 강요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쇼핑몰은 또 공식 SNS 계정에 다른 산타가 소년의 집을 방문해 "북극에서 너에게 일어난 사건을 듣고 급하게 내려왔다"고 말하며 장난감 총을 전달하는 영상을 올렸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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