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주류 판매하는 '스마트 오더' 효과?
재고 부담·보관 문제로 오프라인 고급화는 미지수
흔히 '가성비'로 통했던 편의점 와인의 위상이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100만원 이상의 고가 와인도 편의점을 통해 불티나게 판매되고 있다. 백화점보다 품질이 낮고 1만~3만원대 저렴한 가격에 쉽게 구할 수 있는 주류로 통했던 편의점 와인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CU는 모바일 와인 예약 주문 서비스인 'CU와인샵'을 통해 150만원 가량의 최상급 프랑스 보르도 와인 '사또 라뚜르' 20여병이 완판됐다고 9일 밝혔다.
CU는 최근 100만원 넘는 샤또 와인 5종을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했는데, 이 제품 외에 '샤또 마고'(150만원)과 '샤또 오브리옹'(100만원)도 10병 이상 팔렸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한 관계자는 "테스트 차원에서 고가 제품을 내놓았는데, 기대 이상으로 반응이 좋아 놀랐다"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해 와인 애호가를 겨냥한 다른 아이디어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GS25도 최근 '샤또무똥로칠드 1990 빈티지'(149만원) 5병과 '조니워커 블루'(30만원) 80병을 팔았다. 또 홈텐딩(집에서 칵테일을 만드는 것) 도구 6종으로 구성된 '캄파리홈텐딩키트 500세트'를 14만 5,000원으로 출시해 첫날 완판했다.
편의점 와인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홈술족' 수요가 급격히 몰리면서 더욱 상승세를 타고 있다. GS25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후인 11월 24일~12월 8일 와인 매출이 11월 11~25일 대비 36.4% 증가했다고 밝혔다. CU는 올해 1~11월 지난해 대비 와인 매출이 60% 신장했다.
고급 와인, 앱으로 구매하고 편의점에서 수령
무엇보다 편의점이 고급 와인 매출을 올릴 수 있었던 이유는 편의성 덕분이다. 백화점이나 전문점에서도 취급이 어려운 고급 와인은 고객이 상품 재고를 수소문해서 먼 거리를 찾아가야 하는데, 편의점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주류를 구매하는 '스마트 오더'를 이용하면 간편하게 집에서 고급 와인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 오더는 소비자 편익을 위해 지난 4월 허용된 제도로 음식점·편의점·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사업자는 별도의 승인 없이 소비자에게 앱을 이용해 주류를 판매할 수 있다.
GS리테일의 한 관계자는 "주류는 미성년자 구매 방지를 위해 앱으로 구매해도 현장으로 직접 가서 수령해야 하는데, 편의점은 백화점보다 점포도 많고 접근성이 좋아 스마트 오더를 활용하기 용이하다"며 "서울,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스마트 오더를 활용해 고급 와인을 구매하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오프라인 편의점에서 고급 와인을 접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재고 부담이나 보관 문제 때문에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점포에서는 대중적인 중저가 와인을 판매하고, 온라인과 앱에서는 고급 와인을 판매하는 투트랙 전략을 한동안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온라인에서 기존 제품보다 더 고가의 와인도 판매 검토 중이며, 향후 오프라인으로 고급 와인을 판매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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