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로봇형 모빌리티 콘셉트 '엘리베이트'.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주요 사업분야 중 하나인 ‘로보틱스’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 로봇 전문 기업 인수를 추진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일본 소프트뱅크 측과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위한 가격, 방식 등에 대한 조건 협상을 완료하고, 조만간 공식적으로 인수를 발표할 예정이다. 인수가격은 당초 알려졌던 10억달러(약 1조원)에 못미치는 8,000억~9,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1992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벤처기업으로 시작해 보행 로봇을 주로 연구해왔다. 360도 카메라를 장착하고 네 발로 초당 1.58m로 뛰거나 계단도 이동할 수 있는 로봇 개 ‘스폿’이 대표적인 성과로 꼽힌다.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2013년에 구글에 인수됐다가 2017년 7월 소프트뱅크에 다시 매각 됐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 로봇을 활용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미래 제품의 20%를 로보틱스로 구성할 계획을 갖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미국의 로봇 스타트업 ‘리얼타임로보틱스’에도 17억5,500만원을 출자해 지분 2.62%를 확보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초에는 ‘CES 2019’에서 4개의 다리와 바퀴로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 콘셉트를 공개한 바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개 '스팟(Spot)'. 보스턴 다이내믹스 제공
하지만 현대차그룹의 이번 인수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연구개발(R&D) 중심 조직이다 보니 지금까지 수익을 전혀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개발비만 지속적으로 소진되고 있으며, 상업화가 됐지만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시기는 여전히 요원하다는 판단에 거대기업들도 손을 들고 말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이 기술 수준은 비슷하면서 훨씬 저렴한 로봇들을 생산하고 있어 보스턴 로보틱스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로 로보틱스 관련 기술 수준을 ‘퀀텀점프’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익을 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며 “단순 로봇 제조를 넘어선 서비스 솔루션을 제대로 갖춰야만 성공적인 투자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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