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4년간 진정성 있는 사과 안 해
탄핵 해석, 정치 득실 따져선 안 돼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18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진행된 도정질문에서 제주도의회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제주도의회 제공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국회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된 지 4년이 된 9일 박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진 박근혜 정권의 정치적 과오를 사과하겠다며 용서를 구한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공개 계정을 통해 "4년 전 오늘 국회가 탄핵소추를 의결했고, 그 뒤 4년 동안 우리 당은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지 않았다. 온몸을 던져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었다는 뜻"이라며 "사과한다, 용서를 구한다"라고 적었다.
아울러 이를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비판과도 연결지었다. "헌법가치와 민주주의는 문재인 정부에 의해 파괴되고 유린되고 있다"면서 "부패로 폭주하는 정권을 보며 분노하면서도 국민들은 우리 당이 헌법가치와 법치주의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먼저 묻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 대한 비판의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라도 국민의힘이 과거 집권당 시절 정부의 잘못에 대한 사과가 필요하다고 밝힌 셈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과오를 사과하겠다고 밝히자 당 내에서 "선거를 앞두고 우리 당에 낙인을 찍을 일인가"라는 반발이 일고 있는 상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공수처법 개정 등을 밀어붙이면서 여론이 악화하자 '호재'를 맞아 단일대오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원희룡 지사는 이런 '시기상조론'을 겨냥한 듯 "탄핵의 해석을 놓고 분열되어서는 안 된다.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도 안 된다. 무너지고 있는 문재인 정부가 자멸할 때까지 기다려서는 더더욱 안 된다"면서 "국민들이 불행해진 나라에서 정치적 승리가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주장했다.
원 지사는 이어 "현재 권력의 헌법 위반을 엄정히 추궁할 수 있는 야당이 될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국민의힘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위해 국민의힘과 하나가 되어 달라"고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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