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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초음속 조종’한 사나이, 하늘로 '마지막 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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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초음속 조종’한 사나이, 하늘로 '마지막 비행'했다

입력
2020.12.08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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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예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척 예거.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소리보다 빠르게 비행한 전설적인 조종사 척 예거가 하늘로 떠났다. 7일(현지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와 블룸버그통신 등은 인류 최초로 음속의 벽을 돌파했던 사나이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고 전했다. 향년 97세.

1923년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태어난 예거는 1941년 공군의 전신인 육군 항공대에 입대했고 이듬해부터 조종사 훈련을 받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이후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기 13기를 격추하면서 ‘에이스’로 거듭났다.

예거가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된 것은 로켓비행기 ‘벨 X-1’의 시험비행에 참여해 음속 장벽을 넘으면서다. 1947년 10월 현재 에드워드 공군기지가 있는 캘리포니아주 모하비사막에서 실시된 시험비행에서 그는 마하 1.06(시속 1,126㎞)을 기록해 역사상 처음 음속을 돌파했다. 음속으로 돌파하면 충격파에 모든 것이 산산조각 부서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깨진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시험비행은 지상에서 이륙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예거는 B-29 폭격기를 타고 하늘로 올라간 뒤 2만 피트 상공에서 폭격기에 매달린 벨 X-1으로 옮겨 탔다. 이후 이 비행기를 몰고 다시 4만3,000피트까지 올라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1985년 출판한 회고록에서 “초음속을 달성한 순간에 대한 모든 예상을 뒤로 하고, 실제로는 허탈했다”며 “진짜 장벽은 하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초음속 비행에 대한 우리의 지식과 경험에 있는 것이었기 때문”이라고 술회했다.

예거는 소설가 톰 울프가 1979년 책 ‘영웅의 자질’에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면서 큰 명성을 얻는다. 울프는 예거에 대해 “(인간에게) 필요한 자질을 모두 갖춘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예거는 이후 공군에서 아폴로계획 등에 참여한 우주비행사를 훈련하는 데 참여하기도 했다. 또 전투비행대 지휘관으로 베트남전에도 참전했으며 1957년 준장으로 퇴역했다. 미 의회는 1976년 그에게 명예훈장을 수여했다.

허경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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