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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주택 구매에 목돈을 끌어 쓰고 나면 가처분소득이 줄어 이전보다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실제로는 집을 산 뒤 인테리어와 가구 같은 '내구재'뿐 아니라 음식이나 옷 등 사용 기간이 비교적 짧은 '비내구재' 소비까지 덩달아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정동재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금융통화연구실 부연구위원은 8일 발간한 '주택 구매가 가계의 최적 소비 경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서 "1999~2016년 자료를 분석해보면, 주택 구매 이후의 소비가 이전보다 5.2% 가량 높아졌다"며 "주택 구매를 위해 억압했던 소비 심리가 해소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1999~2016년 한국노동패널 기반으로 분석한 주택구매 이전과 이후 소비 수준 격차. 최대 5.2%까지 차이가 발생했다. 한국은행 제공
이번 연구는 대출이나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영향은 배제한 채 이루어졌다. 즉, 저축을 통해 주택을 구매하는 상황에 한해 결과를 도출한 것이다.
정 부연구위원은 "보통 주택 구매 계획이 있으면 저축 성향이 높아지기 때문에 소비가 줄어드는데, 집을 산 뒤엔 저축하던 부분 만큼의 소비가 늘어나게 된다"면서 "이번 연구는 대출로 인한 효과는 식별해서 제외시킨 순효과"라고 설명했다. 원 자료가 본격적인 집값 폭등이 시작되기 전인 2016년 이전 수치만 포함하고 있다는 점도 한계다.
지금처럼 빠르게 집값이 상승하는 상황에서는 소비자의 소비가 제약되는 경향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정 부연구위원은 "사실 대출이 소비를 억제하는지 여부는 논란이 있지만, '영끌' 수준으로 과다하게 대출을 받는다면 오히려 비내구재 소비가 줄어들기도 한다"며 "그렇게 되면 주택 구매 후 회복되는 소비심리와 대출로 인한 억압 심리가 복합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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