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선자인 검찰출신 변호사, 접대자 김봉현도 기소
함께 있던 검사 2명은 일찍 귀가해 사법처리 면해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봉현(46)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술접대를 받은 현직 검사와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가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현직 검사가 김 전 회장으로부터 실제 접대를 받은 것으로 결론 냈다.
'라임 관련 검사 향응수수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락현 형사6부장)은 술접대를 받은 뒤 라임 수사팀으로 합류한 A 부부장검사, 술자리 주선자인 검찰 출신 이모(50) 변호사, 그리고 이들을 접대한 김 전 회장을 김영란법 위반 혐의로 8일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A 부부장검사가 접대 시점으로부터 5개월 뒤 라임 수사팀에 합류한 점을 감안해, 직무관련성 및 대가성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뇌물죄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 변호사가 현직 검사들을 소개하고 김 전 회장이 비용을 내는 형태로 술접대가 이뤄진 것으로 봤다. 검찰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지난해 7월 18일 오후 9시 30분쯤부터 이튿날 오전 1시쯤까지 서울 강남구 소재 룸살롱에서 A 부부장검사 등에게 총 536만원 가량의 술과 향응을 제공했다.
술접대는 관련자 진술에 더해 △접대비 영수증 △발신기지국 위치 등 통화내역 △택시이용내역 △계좌거래·신용카드 내역 △검찰메신저 사용 및 사무실 출입 내역 등의 객관적 증거로 확인됐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당시 끝까지 술자리를 지켰던 A 부부장검사가 김영란법 위반 처벌기준인 '1회 접대 100만원'을 초과한 향응을 제공받은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택시 승하차 기록 등에서 함께 접대를 받은 B 검사와 C 검사는 술자리 도중인 오후 11시쯤 귀가한 것으로 나타나, 그 이후 제공된 접대비용 55만원 분 산정에서 제외되면서 간신히 기소를 피했다. B 검사와 C 검사가 받은 1인당 향응 수수액은 96만원으로 사법처리 기준(100만원)에 미달됐다. 검찰은 이들을 감찰에 넘겨 징계 절차를 밟도록 할 예정이다.
김 전 회장은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고 접대한 사람에 불과해 이 변호사와 검사 3명 등 총 4명으로 술값을 나눠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수사팀은 김 전 회장이 장시간 친교를 목적으로 술자리에 동석했다는 점에 미뤄 향응을 함께 누린 사람에 해당한다고 봤다.
수사팀은 여야 정치인 및 전·현직 검찰 수사관 금품로비, 전관 변호사를 통한 사건무마 등 정관계 로비 관련 의혹은 이번에 결론을 내지 않고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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