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6000만원 기부
국감에서 이유 묻자 "코로나19 취약계층 지원"
실제로는 사회적기업 지원비로 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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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서울지방국토관리청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과천=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시절, 사적인 친분으로 공금 기부처를 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이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의 변 후보자 해명이 실제와 다른 것으로 드러나 또다른 논란이 일고 있다. 일각에서는 변 후보자가 국감에서 일종의 위증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본다.
"취약층 지원처 찾다 보니… 사적 인연 아니다"
LH는 사장인 변 후보자를 비롯해 LH 임원급 간부 15명이 4개월간 임금 일부를 모아 마련한 성금 1억2,000만원 중 절반인 6,000만원을 지난 6월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기부했다고 8일 밝혔다.
앞서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는 이 기부가 도마에 올랐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연결고리로 하는 변 후보자와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이사장(송경용 성공회 신부) 간의 인연이 기부처 결정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었다.
실제 변 후보자는 2014년부터 약 2년간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을 역임해 '박원순 인맥'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송 이사장은 박 전 시장이 2013년 설립한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의 운영 위탁기관이었던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의 이사장을 맡았다.
하지만 국감에서 변 후보자는 이를 오해라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취약계층을 적극 지원하는 곳을 찾다 보니 의도치 않게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이 기부처로 결정된 것이지, 송 이사장과의 사적인 인연과는 무관하다는 것이었다.
변 후보자는 당시 "제3의 기관 중에서 입주자 또는 가정폭력 피해자, 아동 빈곤자를 적극 지원하는 데를 찾다가 보니까 이렇게 (기부처가 정해지게) 됐다"며 "이들에 대한 마스크 지원이나 학대 피해 청소년 치료비 지원 업무를 주로 하는 것으로 (기부를) 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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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변창흠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10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에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실제 기부금 다른 목적으로 사용
그러나 이런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기부금은 취약계층 코로나19 직접 지원 대신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사회적경제기업의 긴급 지원금으로 돌아갔다.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관계자는 "해당 기부금은 '다함께위기극복공동행동'으로 실시하는 사회적경제조직 긴급 운전자금(인건비 등 운영비) 지원에 사용됐다"며 "프로그램의 목적이 취약계층 직접 지원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LH 관계자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도와 관심이 많이 높아졌으며, 코로나19로 많은 사회적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재단인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기부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변 후보자가 국감에서 일종의 위증을 했다고 본다. 설령 의도하진 않았더라도, 사실과 다른 해명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변 후보자는 지난 6월 송 이사장과 함께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하기도 했다.
야당은 조만간 열릴 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위증 논란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LH 국정감사 당시 "전체적으로 3,000억원을 운용하기로 했던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에 LH가 코로나19 성금 6,000만원을 기부했는데, 이 조직이 돈이 아쉬운 곳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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