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기상청이 예측한 미래 기후
"더 따뜻하고 습한 겨울, 더 덥고 건조한 여름 올 것"
유례없는 속도와 변화에 대비책 시급

눈이 쌓인 영국 런던의 그린 파크를 걷고 있는 사람들. 앞으로 이런 풍경을 보지 못할 수도 있다. 런던=EPA 연합뉴스
20년 후에는 영국에서 '눈사람'을 보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영국 기상당국이 현재와 같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되면 2040년대 영국 남부지방에선 더이상 영하의 날씨를 볼 수 없다는 예상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BBC방송이 7일(현지시간) 이같이 전하며 현재의 추세가 계속되면 2060년대에는 몇몇 고지대와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만이 영하의 날씨를 경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썰매 타기, 눈싸움 등 겨울 여가활동이 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 영국 기상청 수석 과학자 켄톤 박사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세기가 끝날 때쯤에는 영국 대부분 지역에 눈이 쌓이지 않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30년 동안 영국에서 가장 추운 날 평균은 섭씨 -4.3도였다. 기상청은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가장 추운 날 기온의 평균이 전국 대부분 섭씨 0도 이상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속화한다는 가정에 따라 내린 예측이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평균 기온의 상승은 피할 수 없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영국 국립기후정보센터의 마크 매카시 박사는 "지금 벌어지는 기후 변화의 속도와 성격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영국 기상청의 분석에 의하면 2070년 런던 서부의 헤이즈 지방은 섭씨 40도까지 오르는 폭염을 기록할 수도 있다. 또한, 겨울철에는 전국적으로 강수량이 증가하는 등 따뜻하고 습한 겨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영국 옥스퍼드는 지난 10월 강수량이 185.3mm에 달하며 1875년 이후 '가장 습한' 10월을 기록했다.
이밖에 기후 변화로 인한 폭우와 홍수 피해도 우려돼 사회기반시설의 전반적인 점검 또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오는 12일 화상으로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런던=EPA 연합뉴스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지난 4일(현지시간) 향후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 배출량을 68% 줄이겠다는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발표했다. 이는 애초 계획인 53%보다 15%포인트 확대한 목표치다. 존슨 총리는 오는 12일 파리기후변화협약 5주년을 맞아 열리는 기후변화 정상회의를 주재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참여국들은 이달 말까지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해야 한다. 영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른 나라의 협력을 촉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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