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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전기세 밀린 미국인 1200만 퇴거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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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전기세 밀린 미국인 1200만 퇴거 위기"

입력
2020.12.08 15:42
수정
2020.12.08 18:10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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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실업대란에?
임대료·공과금 연체자 속출
의회 추가 경기부양안? '협의중'

코로나19로 실직자가 급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시엔다하이츠에서 지난 4일 로스앤젤레스푸드뱅크가 무료로 배급하는 식료품을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이 차량에 탑승한 채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아시엔다하이츠=AFP 연합뉴스

코로나19로 실직자가 급증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아시엔다하이츠에서 지난 4일 로스앤젤레스푸드뱅크가 무료로 배급하는 식료품을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이 차량에 탑승한 채 줄을 서 기다리고 있다. 아시엔다하이츠=AF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역대 최악의 실업 대란이 발생한 미국에서 수천만명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놓였다. 장기간 월세와 전기세 등을 내지 못한 세입자들이 당장 다음달까지 갚아야 하는 평균 연체액(월세·공과금)은 이미 5,850달러(약 634만원)에 달한다. 고용 회복은 더디고 연방의회의 추가 지원책 소식도 늦어져 이들이 연체금을 갚을 길은 막막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이대로면 고용 시장이 회복돼도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시기에 쌓인 부채를 감당하지 못한 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7일(현지시간) 민간 경제연구기관 무디스애널리틱스 조사 결과 "내년 1월까지 1,200만명 가까운 이들이 평균 5,850달러의 임대료와 공과금을 내야 하는 처지"라고 전했다. 당장 지난달에도 임대료를 연체한 사람이 인구조사국 기준 900만명에 달할 정도로 생계 곤란을 겪는 실업자가 많다. 특히 자녀가 있거나 흑인과 히스패닉계 등 유색 인종 가계가 비교적 연체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WP는 "임대료와 공과금처럼 가장 기본적인 비용마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코로나19발 장기 실업이 '가계 재정 재앙'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실업률은 3월 말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한 직후인 4월 8.0%까지 치솟았다가 떨어졌으나 지난달(6.7%)도 여전히 팬데믹 전인 2월(3.2%)의 배를 웃돌았다. 27주 이상 실직 상태인 장기 실업자 비율은 3분의 1(36.9%)이 넘는다. 오랜 기간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는 임대료·공과금 장기 연체 상태가 되고, 이는 다시 집주인들의 재산세나 보험비 등 고정비 납부 부담으로 이어진다.

문제는 이달 말로 연체 세입자 퇴거 유예 조치가 만료돼 세입자가 당장 거리로 쫓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보수적 예측을 내놓는 편인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에서도 내년에 퇴거 조치에 몰린 이들이 올해보다 50%나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상황에도 의회는 9,080억달러(약 984조4,500억원)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아직 넘기지 못했다. 더구나 현재까지 알려진 여야 절충안에는 지난 8월 이후 중단된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급여 소급 적용안은 빠졌고 대표적 현금성 지원인 재난지원금도 제외돼, 당장 실업자의 부채 부담을 경감시켜주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전문가 마크 잔디는 "(추가 경기부양안) 지원 예산이 너무 적어서 실수하는 것보다는 많아서 문제가 되는 편이 훨씬 낫다"고 강조했다. 이어 "집을 잃는 것보다 더 무서운 것은 없다. 감염병이 통제 불능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지목된 내년 1월에 퇴거 사태가 벌어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선제적 대응을 촉구했다.

진달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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