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일단락된 후 금융지원이 일시에 종료될 때를 대비해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기업 잠재부실이 한꺼번에 드러날 경우 우리 경제가 받는 충격이 작지 않은 만큼, 이에 대한 대비책을 서둘러 마련하라고 금융권에 사실상 경고를 보낸 것이다.
윤 원장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자본시장연구원이 개최한 '기업부문 취약성 진단과 과제' 심포지엄 축사에서 “국내 기업 가운데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는 한계기업의 비중이 작년 14.8%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부채 증가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3위"라며 "저금리 기조에 기대 (한계기업들이) 장기간 연명하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지금이 기업 구조조정 전략을 수립할 적기"라며 은행권이 지금까지 별다른 구조조정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는 점을 에둘러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경제 환경은 저금리, 저성장으로 시장 패러다임이 급격히 변해 기업들의 사업구조 전환과 재편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라며 "코로나가 일단락되면서 금융지원이 종료될 때 잠재 부실이 일시에 현재화되는 '절벽효과'를 대비하기 위해 선제적 기업구조조정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은 한계에 봉착했다"면서 그동안 은행권 중심의 기업 구조조정이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했다는 점을 비판했다. 윤 원장은 채권은행의 역할에 대해서도 "기업의 '주치의'로서 건강검진 역할에 주력하면서, 구조조정 '전문의'인 시장 플레이어와의 연결로 역할 변경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구조조정 당사자인 기업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끝까지 버티면 살아남았던 과거 고성장시대의 낡은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조기 구조조정을 통한 골든타임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구조조정은 때로 많은 고통을 수반할 수 있다"며 "질서 있는 퇴장을 통해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한다면 경제의 지속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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