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17년 국민이전계정 결과 발표
16세 적자 최대...45세 흑자 정점
소득 보다 쓰는 돈 많아지면서, 적자폭 확대
우리 국민은 평균 28세부터 노동 소득이 소비보다 많아지는 '흑자 인생'에 진입해 45세에 노동 소득 정점을 찍고, 정년 직전인 59세부터 다시 '적자 인생'을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늘어났지만, 씀씀이 규모가 이보다 더 커지면서 국민 전체의 적자총량도 1년 사이 7%나 증가했다.
통계청은 7일 이 같은 내용의 ‘2017년 국민이전계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이전계정이란 연령대별 소비 및 노동 소득 수준을 집계한 자료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정부나 가계의 재정부담 위험요인을 선제적으로 발견하기 위해 작성된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인은 0세부터 27세까지 소비가 노동 소득보다 많은 적자 상태에 머무르다 28세에 처음 흑자로 전환한다. 이후 59세부터 다시 적자가 발생하며, 연령이 올라가면서 적자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세부터 58세까지 흑자였던 2016년에 비해 흑자 기간이 1년 짧아진 셈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사회에 진출하는 연령이 갈수록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적자 폭은 중학교 2학년 때인 16세에 3,215만원으로 가장 컸다. 노동 소득은 전혀 없는데 반해 사교육을 뜻하는 민간교육소비가 연간 934만원에 달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45세는 전 연령대에서 가장 많은 노동 소득(3,354만원)을 벌어들여 1,484만원의 최대 흑자를 냈다.
2017년 기준 전체 국민의 노동 소득에서 소비를 뺀 적자 총량은 1년 사이 7.1% 늘어난 118조2,000억원이었다. 노동 소득이 전년 대비 4.6% 증가하긴 했지만, 소비가 4.9% 늘어나면서다. 벌이가 늘어나는 것보다 씀씀이가 커지는 속도가 더 빠르다는 뜻이다.
이 같은 현상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났다. 먼저 0~14세 유년층의 적자 규모는 135조7,000억원으로 2016년 대비 3.9% 늘었다. 노동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소비가 5조가량 증가한 영향이다. 65세 이상 노년층은 노동 소득이 23.5%나 늘었지만, 소비가 6.4% 증가해 적자 규모(94조6,000억원)는 2.3% 커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로 인해 일하는 노인이 많아지긴 했지만, 보건 등 의료 소비도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동 소득이 있는 계층에서도 흑자 규모는 쪼그라들었다. 15~64세 노동연령층의 전체 흑자는 112조1,000억원으로 1년 사이 0.5% 줄었는데, 노동 소득이 4.1% 늘었지만 소비 증가 폭(4.9%)이 더 컸던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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