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첫 좌파 대통령’으로 알려진 타바레 바스케스 전 우루과이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80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퇴임 9개월 만이다.
암 전문의이기도 했던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임기를 몇 개월 남기지 않은 지난해 8월 폐암 진단을 받고 투병해 왔다.
아들 알바로 바스케스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버지가 오늘 오전 3시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담배와의 전쟁’을 벌인 것으로 유명하다. 2006년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공공장소 흡연을 금지하고, 담뱃세 인상과 경고 그림 부착 의무화 등을 도입했다. 이 같은 강력한 금연정책은 미국 담배회사 필립모리스와의 소송전으로 이어졌고, 국제사회의 지지 속에 우루과이 정부는 최종 승리했다.
이렇듯 담배와의 전쟁을 승리로 이끈 암 전문의 출신 대통령이지만, 그 자신도 결국 폐암으로 스러지고 말았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중도 성향 콜로라도당과 보수 국민당이 100년 넘게 번갈아 집권했던 우루과이에서 첫 좌파 대통령이었다.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 소속으로 2004년 대선에서 승리해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집권했다.
이후 연임은 할 수 없는 우루과이 법에 따라,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린 같은 당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에게 자리를 넘겨줬다. 그리고 2014년 대선에 또다시 출마해 당선되면서 2015년부터 올해 3월까지 두 번째 임기를 지냈다. 그는 우루과이 역사상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한 정치인이었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은 정치적으로는 좌파를 견지하면서도 친(親)기업 경제정책과 강력한 복지정책을 함께 구사함으로써 강소국 우루과이의 정치와 경제를 안정적으로 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임기 때인 2008년에는 한국을 방문해 한국 기업들에 투자를 요청하기도 했다. 그는 1964년 한-우루과이 수교 후 처음으로 한국을 찾은 우루과이 정상이다.
바스케스 전 대통령이 두 번째 임기를 마친 뒤 국민당 루이스 라카예 포우 대통령이 취임, 우루과이는 15년 만에 좌파에서 우파로 정권이 교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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