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그릇 3만원짜리 고급 호텔 중식이?
2인용 7900~1만2900원 밀키트로
"가정간편식 수요 잡고 숙박 매출 타격도 방어"
코로나19 장기화로 외국인 비즈니스 고객 의존도가 높았던 특급 호텔들이 마케팅 대상을 내국인으로 전환하고 숙박 외 상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신라호텔은 요가, 다도 등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롯데호텔은 재택근무 수요를 공략해 호텔에서 일을 하면서 휴식도 즐길 수 있는 묶음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에서 즐기는 프리미엄 식사를 호텔 밖에서 팔기로 했다. 호텔 안 고급 중식 레스토랑 대표 메뉴를 가정간편식으로 만들어 판매하는 밀키트(손질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묶음으로 구성해 판매하는 제품)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
6일 신세계조선호텔은 밀키트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조선호텔 삼선짬뽕'을 신세계그룹 통합 온라인몰 쓱닷컴에서 판매한 결과, 출시 100여일 만에 10만개가 팔렸다고 밝혔다. 반응이 좋아 신세계조선호텔은 이날부터 전국 이마트에서도 판매하기로 했다.
앞서 신세계조선호텔은 호텔에서 운영하는 중식당 호경전의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을 밀키트로 만들어 지난 8월 말 쓱닷컴에서 단독 상품으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번 제품은 조선호텔 조리경력 27년의 셰프가 직접 개발한 상품이다. 호텔 중식당에서는 가격이 3만원 안팎이지만 밀키트 가격은 2인 기준 짜장이 7,900원, 짬뽕이 1만2,900원이다. 인스턴트와 달리 부드러운 식감의 생면, 고기와 양파 특유의 식감을 살린 짜장 소스, 생야채와 해산물의 짬뽕 국물 등이 특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집에서도 간편하게 고급 중식 요리를 먹을 수 있게 되자 조선호텔 유니짜장과 삼선짬뽕은 쓱닷컴 평균 밀키트 상품 판매량의 10배 이상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새벽배송으로 상품 출시 이후 입고와 동시에 주문이 마감되면서 매일 완판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신세계조선호텔은 전국 이마트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상품 판매를 시작한다. 짜장과 짬뽕 외에도 이베리코 목살 김치볶음밥, 스파이시 타이 해산 볶음밥 등 간편식을 추가로 개발해 출시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하늘길이 끊기면서 호텔들은 내국인을 대상으로 매출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9월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이 6만5,04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95.5% 줄었다. 신세계조선호텔이 가정간편식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게 된 배경이다.
오세창 신세계조선호텔 RSP팀 팀장은 "비대면과 편리미엄(편리함+프리미엄)을 선호하는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밀키트 등 가정간편식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조선호텔 셰프의 노하우를 담은 고품질의 프리미엄형 상품으로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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