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부사2서 분리된 캡슐 호주 사막에 무사 착륙
소행성 '지표 아래 물질' 지구로 가져온 것은 최초
태양계 및 생명의 기원 밝혀줄 열쇠로 학계 주목
일본의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2'가 소행성 '류구'에서 채취한 시료를 담은 캡슐을 무사히 지구에 돌려보냈다. 생방송으로 이 과정을 지켜본 일본 연구자들과 국민들은 "일본 우주 개발 기술의 개가"라고 환호했다.
6일 NHK 등에 따르면,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는 이날 오전 호주 남부의 사막에서 하야부사2로부터 분리된 캡슐을 회수했다. 전날 오후 지구에서 약 22만㎞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분리된 캡슐은 이날 오전 2시30분쯤 초속 12㎞의 속도로 대기권에 진입했다. JAXA 측은 일출 뒤 캡슐에 설치된 위치송신장치에서 나오는 신호를 따라 헬리콥터를 동원한 수색에 나서 회수에 성공했다. 현지에서 가스 분석 등 작업을 마치고 비행기로 일본으로 운반해 전용 시설에서 개봉할 예정이다.
지름 40㎝의 캡슐에는 소행성 류구의 지표 아래에서 채취한 시료(질량 0.1g 정도)가 담겨 있다. 소행성의 지표 아래 물질을 지구로 가져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3년 발사된 일본의 첫 소행성 탐사선 하야부사1가 2010년 사상 최초로 소행성의 물질을 가져오는 데 성공한 데 이은 또 다른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2014년 발사된 하야부사2는 2018년 6월 지구로부터 3억5,000만㎞ 거리의 소행성 류구에 접근해 안전한 착륙장소를 찾기 위해 이동식 탐사장비를 지표면에 떨어트려 관측 작업을 계속했다. 이후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 착륙(터치다운)했고, 금속 탄환을 발사해 인공 웅덩이를 만들어 그 주변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같은 해 11월 류구를 출발해 지구로 향했다.
학계에선 이 시료가 태양계 생성 당시인 46억년 전의 성분을 그대로 지니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분석하면 태양계의 생성 과정과 생명의 기원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토 모토오(伊藤元雄) 일본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 주임연구원은 "연구자에게 있어 최고의 보물상자"라며 "샘플을 정확히 분석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준비를 진행해 왔다. 다양한 시점에서 태양계의 기원에 다가가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JAXA는 해당 시료를 확보한 뒤 절반을 미국 항공우주국(NASA) 등 다른 나라 우주 탐사기관과 공유할 예정이다.
이날 일본 가나가와현 사가미하라의 JAXA 통제본부에선 캡슐이 지표면에 착륙한 순간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사가미하라 시민회관에도 350명의 시민들이 새벽부터 모여들어 대기권 진입과 착륙 과정을 지켜보면서 성공적인 귀환을 축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의 어두운 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하야부사2의 소식이 일본 내 우주 과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하야부사2가 지난 6년 간 비행한 거리는 50억㎞에 이른다. 소행성 류구에 대한 탐사는 마쳤지만 향후 11년간 100억㎞를 비행해 2031년 다른 소행성 착륙을 목표로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JAXA는 1960년 국립우주과학연구소(ISAS)에 우주개발사업단, 국립 항공연구소를 합쳐 2003년 공식 출범했다. 하야부사 1·2 외에 2006년 태양탐사선 히노데, 2007년 무인 달탐사선 가구야 등을 쏘아 올렸다. 가고시마현에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와 우치노우라 우주공간관측소를 두고 미국, 중국, 인도, 유럽 등과 우주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는 지난 5월 항공자위대에 우주작전대를 창설하는 등 방위 영역을 우주 공간까지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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