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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집에 머무는 미국인들…크리스마스 트리 '품귀' 현상도

입력
2020.12.06 14:30
수정
2020.12.06 15:5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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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트리 온·오프라인 재고 부족 사태
"코로나에 미국인 집 머무는 시간 늘었기 때문"

지난 2일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돼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지난 2일 미국 뉴욕 맨해튼 록펠러센터 앞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돼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봄ㆍ여름에는 자전거가 품귀였다면 겨울이 되니 크리스마스 트리가 동이 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만든 미국 사회 풍경이다.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모임 자제 지침이 계속 이어지면서 집 안에 트리를 꾸미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크리스마스 장식용 나무가 부족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 일간 USA투데이는 4일(현지시간) “크리스마스 트리가 여느 때보다 더 빨리, 더 많이 팔리고 있다”며 “미국 전역의 크리스마트 트리 농장들이 재고 부족을 알리고 있고 한 그루도 남지 않은 곳도 있다”고 전했다. 장식용 나무를 찾는 사람들은 코로나19 때문에 나무 파는 곳을 직접 찾기보다 온라인 주문을 선호해 온라인 판매 사이트 재고가 더 적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버지니아주(州) 체스터필드에서 크리스마스 트리 농장을 운영하는 로버트 레이놀즈 대표는 지난달 20일 나무 판매를 시작해 일주일 사이에 3,500그루를 팔았다고 한다. 평소보다 판매 요청이 쏟아져 판매 시기를 앞당겼고, 이제는 6피트(약 1.8m) 크기의 가장 큰 나무 한 그루만 남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 방송 NBC12에 “이 일을 46년간 했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라고 밝혔다.

다른 곳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장식용 나무를 파는 애쉴랜드 베리 팜은 지난달 소셜미디어에 “공급 부족으로 올해는 더 이상 트리 판매를 안 한다”고 알렸다. 올드 처치 크리스마스 트리 팜도 지난달 27일 판매를 시작했는데 이미 이번 시즌 판매는 종료됐다고 공지했다.

USA투데이는 아직 홈디포나 로위 같은 대형 판매 매장에는 크리스마스 트리 재고가 조금은 남아 있고, 생나무가 아닌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 트리는 구입 가능하다고 전했다. 홈디포에선 7~7.5피트(2.13~2.28m) 크기 생나무 크리스마스 트리를 149달러(16만원)에 판매 중이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4월 9일(4,081명 사망) 이후 최고치인 4,082명이 지난달 28일 하루 사이에 미국에서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었다. 코로나19로 방문할 수 있는 건물이나 장소가 제한되는 데다 겨울 추위가 본격화하면서 미국 북부 지역에선 사람들이 집 안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가 미국을 본격적으로 덮쳤던 5월 이후에는 자전거 판매량이 급증한 적이 있다. 5, 6월 2개월간 미국 내 자전거 판매는 석유 파동으로 기름값이 급등해 자동차 이용량이 줄어들었던 1970년대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월마트ㆍ타겟 등 대형 유통업체 자전거 판매 구역에는 입고되는 대로 자전거가 무섭게 팔려나갔다. 겨울이 왔는데도 코로나19를 잡지 못하자 이제는 집에 머물러야 하는 미국인들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으로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장식용 나무 부족 현상이 빚어지는 셈이다.

워싱턴= 정상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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