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다수가 실명을 일으키는 녹내장과 백내장은 익히 알고 있지만 황반변성을 아는 이는 드문 것으로 나타났다.
김안과병원이 국내 성인 남녀 1,000명에게 ‘고령화에 따른 눈 건강 인식 조사’를 시행한 결과, 녹내장과 백내장을 알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각각 89.1%, 87.9%로 높게 나타났다.
하지만 황반변성을 알고 있는 사람은 38.9%에 그쳤다. 더욱이 국내 40세 이상에서 녹내장 유병률이 3.4%인데 비해 황반변성은 훨씬 더 많은 13.4%인데도 불구하고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황반변성 인지율을 연령별로 살펴보면 20대 15.0%, 30대 33.0%, 40대 33.8%, 50대 43.8%, 60대는 52.8%였다. 노인성 눈 질환임에도 50~60대 연령대에서도 인지율이 절반 안팎에 그쳤다.
황반(黃斑)은 눈의 안쪽 망막에서 초점이 맺히는 부위로 시세포가 몰려 있어 중심 시력을 담당하고 색을 구별하는 등 시력의 90%를 차지한다. 황반에 이상이 생기는 황반변성은 녹내장ㆍ당뇨망막병증과 더불어 3대 실명 질환이다. 녹내장ㆍ백내장과 함께 3대 노인성 눈 질환에 꼽힐 만큼 심각한 질환이다.
김안과병원이 2009~2017년 망막병원에서 진료한 34만6,206명의 임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최근 10년간 가장 많이 증가한 망막 질환에 꼽혔다. 이 같은 추세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2010년 대비 2017년에 12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반변성 원인으로는 노화, 유전적 요인, 독성, 염증 등이다. 황반변성이 생기면 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실명한다. 대표적인 증상은 욕실 타일이나 중앙선 등 선이 휘어져 보이거나,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글자에 공백이 생기거나, 사물 가운데가 검거나 빈 부분이 있거나,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는 것 등이다.
황반변성은 건성과 습성으로 나뉜다. 건성 황반변성은 드루젠이라는 노폐물이 쌓여 황반 시세포로 산소ㆍ영양분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서 시세포가 서서히 위축ㆍ파괴된다. 천천히 어두침침해지고 독서가 힘들어지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말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시력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실명할 정도로 시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전체의 5%에 불과하지만 아직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다. 습성으로 진행될 수 있으므로 정기적으로 안과 검진을 받아야 한다.
습성 황반변성은 시세포에 산소·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이 제 역할을 못 하면서 정상적인 혈관 벽 구조를 갖추지 못한 신생 혈관이 망막 밑층(맥락막)에 생기는 것이다. 황반부가 우글쭈글해지거나 신생 혈관이 터져 만성적인 염증·부종으로 시세포가 파괴된다. 급격한 시력 저하, 암점(暗點), 사물이 굽어 보이는 변형시 등 다양한 증상이 생긴다. 진행 속도가 매우 빨라 발병 후 이르면 수개월 안에 실명할 수 있다. 황반변성으로 인한 심각한 시력 상실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황반변성이 있다면 금연은 필수다. 포화지방이 많은 육류ㆍ치즈ㆍ버터 등을 즐겨 먹거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거나, 고혈압이거나, 비만이라면 정기적인 운동과 체중ㆍ식단 관리, 치료 약물 복용에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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