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동차 브랜드들이 ‘내연기관’ 전략에 대한 여러 변화, 그리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는 ‘효율성 나쁜’ 엔진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다기통 엔진의 폐지, 그리고 이를 대체하는 다운사이징 및 전동화 파워트레인의 도입을 더욱 빠르게 이어 가려는 의지가 한껏 담겨 있는 모습이다.
이는 폭스바겐 역시 마찬가지다. 폭스바겐은 그룹과 브랜드 모두 내연기관 전략에 있어 다기통 엔진에 대한 종결을 예고했으며 전동화에 대한 비전을 제시했다. 이러한 기조 아래 그토록 명예롭던 ‘W12’ 엔진 역시 2026년을 끝으로 역사의 매듭을 짓고,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에 힘을 더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어쩌면 마지막 V8 TDI 심장을 품은 투아렉이 될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와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향후 국내 시장에 테라몬트가 데뷔할 예정이지만, 현재까지는 폭스바겐 투아렉이 SUV 라인업 최상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충분히 넉넉하고 우수한 체격을 자리한다. 실제 투아렉은 4,880mm에 이르는 넉넉한 전장을 갖췄다.
긴 전장과 함께 어우러지는 전폭과 전고 역시 1,985mm와 1,700mm에 이른다. 여기에 2,899mm의 휠베이스를 통해 공간에 대간 기대감을 높인다. 참고로 V8 엔진과 4WD 시스템을 얹은 만큼 공차중량 역시 2,461kg에 이른다.
대담하고 강렬한 R-라인의 매력을 품다
최근 국내 시장에 데뷔한 대형 SUV들이 2열 구조는 물론이고 3열 구조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다른 대형 SUV들 사이에 있었다면 4,880mm의 전장을 가진 투아렉의 존재감이 그리 대담하게 느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홀로 서 있는 투아렉은 ‘대형 SUV’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는 존재감을 제시한다.
게다가 이번 시승을 위해 준비된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은 R-라인 사양으로 스포티하면서도 대담한 감성이 돋보이는 R-라인 패키지의 요소들이 적용되어 있다. 이를 통해 투아렉은 더욱 대담하고 강렬한 이미지로 시선을 집중시킨다.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의 전면 디자인은 최근의 폭스바겐이 제시하는 명료하면서도 깔끔한 프론트 그릴과 이를 이어 받는 헤드라이트의 조합을 제시한다. 이와 함께 대담하게 연출된 프론트 바디킷은 R-라인의 존재감을 드러내며 일반적인 투아렉과의 차별화된 이미지를 제시한다.
대형 SUV이며 오프로드 주행에 대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SUV라고는 하지만 막상 투아렉의 차체에는 클래딩 가드 없이 원 톤의 차체 도색을 통해 더욱 깔끔한, 도시적인 SUV의 감성을 연출한 부분 역시 눈길을 끈다.
이어지는 측면에서는 깔끔한 모습이 돋보인다. 선의 연출이 긴장감을 더하는 모습이지만 기본적으로 깔끔하고 명료하여 세련된 감성이 돋보인다. 과도한 연출이나 디테일이 없다는 점은 보편성이라는 ‘강점’을 이끄는 것 같았다. 이와 함께 네 바퀴에는 검은색의 R-라인 전용 알로이 휠이 더해져 스포티한 감성을 더했다.
후면의 디자인 역시 만족감을 높인다. 날렵하게 다듬어진 리어 콤비네이션 램프와 명료한 선의 연출 등을 통해 단단한 이미지를 연출하며 투아렉의 레터링 및 세련된 스타일이 돋보이는 바디킷을 더해져 눈길을 끈다. 다만 최고 사양이라 할 수 있는 V8 TDI 사양을 알릴 수 있는 특별한 디테일이 보이지 않는 점은 내심 아쉽게 느껴졌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투아렉의 공간
이전의 시승에서도 그랬으나 이번의 시승 역시 마찬가지였다.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의 실내 공간을 보는 순간 머리 속에서는 ‘폭스바겐과 아우디 브랜드의 갭’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그리고 운전석을 향해 살짝 각도를 조절한 대시보드는 물론이고 디지털 클러스터, 큼직한 디스플레이 패널을 품은 센터페시아 및 깔끔하고 제법 섬세하게 연출된 센터 터널 등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고급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높은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최고의 매력은 단연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두 개의 디스플레이 패널을 사용한 아우디와는 다른, 큼직한 15인치 디스플레이 패널로 모든 기능을 손쉽게 조작할 수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시각적인 매력은 물론 조작성에 있어서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어 그 만족감이 상당했다.
게다가 우수한 한글화, 그리고 이러한 디스플레이 패널에 연동되는 다양한 기능의 성능 역시 뛰어나 만족감이 우수했다. 그리고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을 위해 준비된 ‘다인 오디오’는 실내 공간을 더욱 가치 있게 꾸미며 ‘차량에 대한 만족감’을 대폭 끌어 올렸다.
투아렉 그 자체가 대담하고 넉넉한 체격을 갖고 있는 만큼 공간의 여유는 충분한 모습이다. 실제 1열 공간의 경우에는 R-라인을 새긴 1열 시트가 넉넉한 여유 및 시각적인 매력을 제시하고 기본적인 레그룸이나 헤드룸 역시 충분히 만족스럽다. 이와 함께 스티어링 휠과 시트의 조절 범위 등도 우수해 공간에 대한 높은 만족감을 이끌어 낸다.
이어지는 2열 공간 역시 마찬가지다. 투아렉의 2열 공간 역시 레그룸과 헤드룸이 넉넉한 편이고, 또 개방감이 돋보이는 파노라마 선루프로 공간의 가치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1열과 같이 R-라인의 감성이 담긴 요소들이 더해져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이며 패밀리 SUV로 제 몫을 다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깔끔하게 다듬어진 투아렉의 적재 공간은 800L로 체격 등을 고려했을 때 충분한 모습이다. 게다가 공간 자체의 형태가 워낙 깔끔하여 공간 활용성도 높았다. , 2열 분할 폴딩 시트를 모두 접었을 때에는 1,775L에 이르는 준수한 공간을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투아렉은 다양한 레저 및 아웃도어 활동에도 제 몫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단순히 넓은 것 외에도 적재물로 인해 후륜 쪽 높이가 낮아질 때 이를 조절할 수 있는 레벨라이저가 장착되어 만족감을 높인다.
V8 TDI의 강렬함을 품다
외형과 실내 구성 등에 있어 기존의 V6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것이 사실이지만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에는 절대적인 요소가 담겨 있다.
바로 강력한 성능의 V8 TDI 심장이 그 주인공이다. V8 4.0L TDI 엔진은 최고 출력 421마력, 그리고 91.8kg.m라는 폭발적인 토크를 과시한다. 특히 91.8kg.m의 토크가 1,250RPM부터 3,250RPM에 걸쳐 발산되는 부분은 여느 투아렉 사이에서도 독보적인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8단 자동 변속기, 그리고 4WD 시스템이 더해진다. 이를 통해 투아렉 V8 TDI는 정지 상태에서 단 4.9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할 수 있으며 대담한 고속 주행 성능을 제시한다. 또한 복합 기준 9.1km/L의 효율성을 인증 받았으며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8.1km/L와 10.7km/L다.
강력한 힘으로 질주하는 투아렉 V8 TDI
투아렉 V8 TDI와의 본격적인 주행을 시작하기 위해 시트에 몸을 맡기면 곧바로 고급스럽고 넉넉한 공간에 시선이 집중된다. 특히 15인치 크기의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화려한 계기판은 시선을 이 눈길을 끌며, 다양한 기술적 요소들이 곳곳에 더해져 감성적인 만족감을 높인다.
이윽고 시동을 걸어보면 투아렉 V8 TDI 만의 존재감이 느껴진다. 기존의 V6 대비 더욱 부드러운 질감을 제시하면서도 어딘가 모를 대담함 사운드가 고요 속에서 전해진다. 421마력과 91.8kg.m를 다시 한 번 머리 속에 새기고 엑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솔직히 말해 2,461kg에 이르는 무거운 공차중량은 일종의 억제기가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제 아무리 421마력과 압도적인 토크를 자랑한다 하더라고 결국 ‘차량의 무게’는 피할 수 없는 물리적 한계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엑셀러레이터 페달 조작에 반 템포 정도 숨을 고른 V8 TDI 엔진은 말 그대로 ‘모든 출력’을 앞세우며 폭발적인 가속 성능을 과시했다. 발진 순간뿐 아니라 이후 이어지는 가속 상황과 고속 주행 등 말 그대로 ‘달리는 것’에서는 아무런 아쉬움이 없는 모습이었다.
강력한 성능은 드라이빙 모드를 가리지 않고 너무나 능숙하고 대담하게 전개되었을 뿐 아니라 V8 레이아웃에서 전개되는 독특한 감성 역시 주행의 확실한 매력을 제시하며 기존의 투아렉 V6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의 매력’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투아렉 V8 TDI에 적용된 8단 자동 변속기는 변속 상황에서 느껴지는 충격이나 변속 속도 등에서 드라이빙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은 8단 자동 변속기가 더해지니 주행 내내 따로 지적할 부분이 느껴지지 않았다. 변속 속도가 아주 빠른 편은 아니지만 성능이 워낙 우수한 만큼 주행의 템포, 주행 가치를 이어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성능을 뒤로 하고 본다면 투아렉 V8 TDI는 말 그대로 다루기 좋은 존재다. 실제 일상적인 온로드 주행에서는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누구라도 쉽게 다룰 수 있는 조향감을 바탕으로 크고 무거운 체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원가 체격이 큰 차량이며, 또 주행 중에 차량의 체격은 충분히 느껴지는 만큼 보다 능숙한 주행을 위해서는 ‘체격에 대한 적응’은 분명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본격적인 주행’에 앞선 상황에서는 대형 SUV의 가치에 걸맞게 주행 내내 여유롭고 편안한 모습을 제시한다.
특히 노면에서 발생한 ‘이슈’를 운전자에게 전달하면서도 탑승자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지 않게 다듬은 ‘조율 능력’은 상당히 우수하기 때문에 더욱 고급스러운 감성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드라이빙 모드를 조율하고 속도를 높이고, 주행 템포를 높이더라도 매력적인 드라이빙이 이어진다.
실제 주행 상황에서 탄탄한 차체가 성능을 능숙하게 받아내며 운전자가 원하는 방향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브레이크 성능 역시 무거운 체중을 잘 받아내는 편이며, 연이은 코너에서도 무게로 인한 물리적인 부담, 한계가 크게 느껴지지 않아 주행 만족감이 더욱 높았다.
다만 절대적인 한계는 분명 존재하는 만큼 주행을 할 때 주의를 할 필요는 있을 것이다.
한편 투아렉 V8 TDI와 시승을 하는 동안 자유로를 달리며 그 효율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투아렉 V8 TDI은 총 35분 동안 87km/h의 평균 속도로 자유로 50km를 달렸다. 그리고 그 결과 17.4km/L라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러한 수치는 투아렉 V8 TDI의 공인 연비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로 대배기량 V8 엔진임에도 실 주행에서 뛰어난 효율성을 갖췄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좋은점: V8 엔진을 기반으로 한 폭발적인 주행 성능과 뛰어난 효율성, 고급스러운 실내 공간
아쉬운점: 기존 V6 모델 대비 드러나지 않는 존재감
압도적인 성능과 매력적인 가치의 SUV, ‘폭스바겐 투아렉 V8 TDI’
폭스바겐 투아렉은 지난 역사를 통해 많은 발전과 개선을 이뤄내었다. 그리고 이번의 투아렉 V8 TDI은 농익은 ‘경험’ 위에 폭발적인 성능의 매력을 누릴 수 있어 뛰어난 대형 SUV의 가치를 보다 효과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이별을 준비해야 할 시점, 그러나 V8 TDI 엔진을 품은 투아렉은 다시 한 번 그 가치를 느끼고 싶게 만드는 것 같았다.
촬영협조: HDC 아이파크몰 용산 / 폭스바겐 코리아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