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눈에 띄지 않던 '유쾌한 정숙씨'가 오랜만에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주요 기부금품 모집·나눔단체 초청행사에 특유의 밝은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김 여사는 이날 문 대통령보다 먼저 행사장에 도착해 초청 단체 모금담당자 및 홍보대사들과 일일이 인사를 나눴다. 얼마 뒤 본관에서 업무를 마친 뒤 행사장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먼 발치에 서서 김 여사의 인사가 끝나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문 대통령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김 여사가 참석자들과 대화를 이어갔고, 결국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김 여사에게 대통령의 도착 사실을 알려야 했다. 김 여사는 그제서야 말없이 기다리고 있던 문 대통령에게 미안한 듯 환한 웃음을 지으며 다가가 팔짱을 꼈다.
여느 때처럼 다가오는 김 여사를 향해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인 문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김 여사와 팔짱을 낀 채 행사 무대로 향했다. 이날 긴장감 속에 대통령을 기다리던 참석자들은 자연스러운 부부의 모습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최근 추-윤 갈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대유행 때문인지 다소 무거웠던 행사장 분위기 또한 '유쾌한 정숙씨' 덕분에 한층 부드러워졌다.
권위나 격식을 따지지 않는 김 여사의 솔직하고 활달한 모습은 문 대통령 취임 초기부터 국민적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유쾌한 정숙씨'를 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과거에 보지 못한 새로운 영부인상에 박수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은 반면, 일부 언론과 국민들 사이에선 국가원수의 배우자로서 행동이 지나치게 가볍다는 지적도 일었다.
엇갈린 시선을 의식한 듯, 김 여사는 지난 4월 경남 거제에서 열린 ‘알헤시라스호’ 명명식에서 대통령과 팔짱을 낀 채 행사장 입구에 도착한 뒤 행사장엔 팔짱을 풀고 입장하기도 했다. 행사장 밖에서는 다정하게, 행사장에서는 차분하게 행동하는 모습은 이후에도 여러 차례 목격됐다.
김 여사는 최근에는 공식행사 참석을 최소화하며 조용히 지내고 있다. 대통령 부인으로서 코로나19로 인한 국민적 고통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태풍 및 수해 피해가 심각했던 지난 8월 강원 철원에서 '나홀로' 피해복구 봉사활동을 한 이후로는 언론에도 모습을 잘 들어내지 않았다. 이날 오랜만에 등장한 '유쾌한 정숙씨'는 그래서 더욱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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