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케이블’은 中 인권 취재팀 통째 해고
홍콩의 대표적 반중 매체인 빈과일보의 사주 지미 라이(黎智英ㆍ73)가 사기 혐의로 수감됐다. 홍콩 민주화 운동가 조슈아 웡(黃之鋒ㆍ24)과 아그네스 차우(周庭ㆍ23), 이반 램(林朗彦ㆍ26)이 전날 불법 집회 선동 등 혐의로 실형 선고를 받은 데 이어서다.
홍콩 공영방송 RTHK와 빈과일보는 3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라이의 보석을 법원이 불허하면서 라이가 다음 공판이 열리는 내년 4월 16일까지 수감된다고 보도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라이는 사기 혐의와 관련해 빈과일보의 모회사인 넥스트디지털의 경영진 2명과 함께 전날 경찰서에 출석했다 기소됐고 그 자리에서 수감됐다. 검찰은 최근 수년간 해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라이가 홍콩에 연고가 없어 도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고 한다. 빈과일보는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들이 최고 14년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홍콩 경찰은 10월 15일 라이의 개인 사무실을 불시에 단속해 서류들을 압수해 갔다. 이들 3명은 홍콩 정관오 지역에 있는 넥스트디지털 본사 사무실을 임대 계약 당시 허가 받은 목적과 다른 용도로 사용한 혐의다. 라이 등이 이 사무실에서 반중 세력 지원 자금을 결제한 것으로 경찰이 의심하고 있다는 게 빈과일보의 설명이다.
혐의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올 8월 라이는 홍콩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체포됐다 보석으로 석방됐다. 외세와 결탁한 혐의를 받고 있는 그에게 유죄가 선고되면 종신형에 처해질 수 있다.
시련을 겪는 건 라이뿐 아니다. 홍콩 웨스트카오룽 치안법원은 전날 웡, 차우, 램 등 홍콩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청년 3명에게 불법 집회 조직ㆍ선동 등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했다. 홍콩 경찰은 같은 날 홍콩 침례대 학생회 대표 케이스 퐁(22)을 사법 방해와 공격용 무기인 레이저 포인터를 소지한 혐의로 체포했다.
언론도 예외가 아니다. 홍콩 케이블 방송 ‘아이케이블’(i-Cable)은 1일 보도국 소속 직원 40명을 정리해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경영 악화 탓이라는 게 방송사 측 설명이지만, 직원들은 언론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인권 문제 등을 탐사 취재하던 팀이 통째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방송사 조치에 항의해 일부 기자도 동반 사직서를 제출했다. AP 통신에 따르면 홍콩기자협회가 최근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87%가 홍콩보안법으로 언론의 자유가 “심각하게 영향을 받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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