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도 수능 때는 온 국가 집중, 올해 더 많이 준비"
"코로나19 속 수능으로 K-방역 더 빛나나"
미국 CNN방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3일 국내에서 치러지는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 대해 집중 분석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수험생들의 시험 진행 사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미국 CNN방송은 3일(현지시간) "한국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는 악명 높은 수능장에 이날 50만명의 학생들이 앉아 있다"며 "이 시험은 너무 중요해서 한국은 그동안 비행기의 이착륙, 직장인의 출근 시간 등을 조절해오는 등 '극단적인 조치'를 취했다"고전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방역 때문에 더 많은 준비가 요구됐다고 방송은 소개했다. 학생들은 시험장에 들어서기 전 온도를 체크해야 하고 시험 내내 마스크를 써야 한다. 심지어는 자가격리 중인 3,775명의 학생들을 위한 시험장도 따로 마련됐다.
이뿐만 아니다. 수능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35명의 수험생은 병동에서 시험을 치렀다. 정부는 시험실에 대한 환기 지침을 만들었고, 학생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구내식당을 이용할 수 없다. 서울시는 시험 당일 학생들 사이의 전통인 교문 밖 응원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한국에서 수능 시험은 국가적 행사…방역 당국 철저히 준비"
이처럼 코로나19를 뚫은 수능 시험 열기에 대해 매체는 '놀라운 일(remarkable)'이라고 평했다. 방송은 다른 나라와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기도 했다. 미국대학위원회는 안전을 이유로 5월에 열릴 예정이었던 SAT를 취소했다. 영국도 대학 진학을 결정하는 'A-level' 시험을 취소했다.
CNN은 코로나19 속 시험 진행에 대해 "수능 시험은 학생들의 경력과 대학 입시에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교육 당국도 이 같은 중요성을 알기에 학생들이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매체는 설명했다. 유은혜 교육부장관은 CNN에 "모든 시민들은 수능이 국가적 행사라는 것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방송은 "유 장관은 시험을 일주일 앞두고 전국의 고등학교에 휴교령을 내리고 원격수업 전환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CNN는 또 "한국의 방역 당국이 시험과 관련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평가했다. 유 장관도 CNN에 "(당국은) 철저하게 준비했지만 수험생들 사이에서 미처 발견되지 못했던 환자가 나와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질까봐 두렵다"며 "우리는 그런 시나리오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들 "시험 또 미뤄지면 공부 너무 힘들어" 호소
시험 강행에 대한 반발이 없었던 건 아니다. 최근 6,000여명의 사람들이 시험을 2주 연기해야 한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서명했다고 방송은 덧붙였다. 청원은 "지금 시험을 치르는 것은 '학생들을 불덩이 속에 던져넣는 것과 같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는 시험 진행에 대해 단호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코로나19) 감염 자를 제외하지 않고 모두가 안전하게 시험을 치른다면 K-방역의 우수성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학생들도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시험 연기를 더욱 걱정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수험생 나모양은 CNN과 인터뷰에서 "이미 시험이 한 번 밀린 적이 있는 만큼 팬데믹(코로나19)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점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가능한 한 빨리 시험을 끝내고 싶다"라며 "계속되는 시험 지연 때문에 공부를 끝없이 해야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수험생인 황모씨도 "어떤 학생이라도 바이러스를 잡는 것보다 시험에서 나쁜 성적을 받는 것을 더 신경 쓸 것"이라고는 속내를 털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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