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온, 6개월 사이 월 결제금 2배 상승
쓱닷컴, 적자 폭 8분의 1 수준으로?
이용자 수·결제금 등 안정적 성장세지만
경쟁력 위해선 취급 상품 수 늘려야
입점사 문턱 낮추는 오픈마켓 확대 전망
전자상거래업계에 후발주자로 참전한 쓱닷컴(SSG닷컴)과 롯데온(ON)의 성장세가 예사롭지 않다. 아직까지 경쟁사에 비춰볼 때 격차는 상당하지만 대규모 적자와 미미한 신규 가입자로 고전했던 초반에 비해선 이용자나 거래액 측면에서 안정세가 두드러진다. 쓱닷컴과 롯데온은 신세계 및 롯데에서 온라인 쇼핑 강화를 위해 선보인 그룹사 차원의 통합 온라인몰이다.
3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11월 쓱닷컴과 롯데온 월 실사용자 수는 각각 146만명, 107만명으로 집계됐다. 쿠팡(2,054만5,000명)의 10%도 안 되는 수준이지만 6개월 전인 5월(쓱닷컴 140만명·롯데온 96만명)에 비해선 꾸준한 증가세다.
롯데온의 경우 11월 고객 한 명당 월평균 결제 금액이 5월보다 25.6% 증가했다. 11월 전체 결제금도 2배 신장했다. 쓱닷컴은 지난 3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매출 3,368억원과 영업적자 31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235억원)보다 적자 폭을 대폭 줄였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분기별 매출 신장률도 1분기 41%, 2분기 42%, 3분기 36%로 선방했다.
안정적인 성장세가 가능했던 이유는 유통 노하우와 막대한 자금력 덕분이라는 게 업계 평이다. 양사는 백화점, 마트 등을 운영 중인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이다. 특히 전국 점포에서 식료품을 판매한 경험으로 신선도 유지 등에서 앞선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 실제 쓱닷컴은 전용 물류센터를 활용한 식품 새벽배송 차별화로 온라인 장보기란 브랜딩에 성공했다. 최근 전체 매출 중 식품 비중이 50%에 가깝다.
롯데온은 9월부터 매달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수조원 상당의 물량을 풀면서 '80% 할인' '할인쿠폰 100억원어치 배포'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롯데온의 전월 대비 이용자 수 증가율도 9월 2.4%, 10월 11.6%, 11월 11.5% 등으로 연말 강세가 두드러졌다. 11월 매출에서 식품(20%)에 이어 가전·디지털상품이 18%를 차지했는데, 할인 행사 영향으로 보인다. 5월 대비 가전 매출 신장률이 229.1%에 달했다. 면세점과 백화점 덕에 명품 매출도 107.6% 올랐다.
쓱닷컴과 롯데온은 내년부턴 오픈마켓 확대를 통한 수익성 보완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쓱닷컴은 종합몰, 롯데온은 종합몰과 오픈마켓을 병행한 모델이다. 종합몰은 상품기획자(MD)의 깐깐한 심사를 통과한 상품을 롯데와 신세계가 사들인 뒤 마진을 붙여 파는 직매입 방식이다. 물류창고에 보관하다 바로 배송하는 빠른 배송이 강점이지만 취급 상품 수를 마음껏 늘릴 수가 없다. 오픈마켓은 판매 공간을 내어주는 대가로 입점업체(셀러)한테서 받는 수수료(중개료)와 광고비로 수익을 낼 수 있다.
아직 직매입 방식을 유지 중인 쓱닷컴은 상품 수가 1,000만개이지만, 출범 초기부터 오픈마켓을 병행한 롯데온의 셀러 수는 약 2만곳, 이들의 상품 수는 9,000만개다. 이마저도 상품 수만 2, 3억개인 쿠팡에 크게 못 미친다. 원하는 물건을 찾다 없어서 이탈하는 '실패 검색어' 문제를 인지하고 있는 쓱닷컴 역시 셀러 모집을 위한 수수료 정책, 품질 유지 및 상품 관리 정책을 수립해 이르면 내년 상반기 오픈마켓을 도입할 계획이다.
온라인몰의 효과적인 성장을 위해선 오픈마켓을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이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e커머스는 트래픽 싸움인데 롯데와 신세계는 경쟁사 대비 상품 수가 부족하고 가격도 다소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일단 많이 접속해야 구매 전환율이 올라가고 그래야 신규 셀러가 들어와 상품 구색이 다양해지는 순환이 일어난다"며 "식품, 명품 등 잘하는 상품은 직접 관리하고 나머지는 입점사에 맡기는 오픈마켓 모델로 경쟁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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