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으면서 말할 때보다 음미 가능”?
스가 총리 ‘마스크 회식’ 홍보 논란?
전문가 “마스크 썼다 벗었다가 더 위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겨울 재확산에 따라 "올해 모임은 없다고 생각해 달라"는 우리 정부와 달리 일본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가 직접 나서 "회식 때 마스크를 쓰라"고 제안하며 방역보다 경제에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방역은 뒷전'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지만 일본 당국은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코로나19 시대의 새로운 외식 매너로 정착시켜 외식을 장려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2일 일본 NHK는 야마가타(山形)현에서 열린 '마스크 회식 시연회' 소식을 전했다. 요시무라 미에코 지사 등 현 관계자와 경제단체·외식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손 소독을 하고 △새 마스크를 착용한 뒤 △마스크 앞면에 손이 닿지 않게 벗어 △한쪽 귀에 마스크를 걸어놓은 채 음식물을 먹고 △말하기 전에는 마스크를 다시 착용하는 단계별 지침을 확인한 후 코스 요리를 맛봤다.
시연회 직후 요시무라 지사는 "먹으면서 이야기할 때보다 음식의 맛을 더 잘 음미할 수 있는 장점이 있음을 깨달았다. 많은 이들이 (조용한 마스크 회식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케타 요시카즈 조인그룹 대표는 "겨울을 나기 위한 중요한 대처"라며 "안심하고 외식할 수 있는 매너로 만드는 계기로 삼아 동영상 형식으로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들은 "술에 취하면 지침을 지키기 어려울지 모르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외식업계는 다 망한다", "마스크를 자주 벗지 않아도 되도록 코스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등의 의견을 내놨다.
비판 크지만 스가 정부는 '마스크 회식 띄우기 중'
앞서 지난달 스가 총리가 '조용한 마스크 회식'을 언급한 이후 일본 관료들은 잇따라 '올바른 회식용 마스크'를 제안하며 총리의 의견에 동참하고 있다.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 마스크들은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에도 퍼져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은 이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434명 보고돼 이틀 연속 2,000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일본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경기 부양책을 고수함에 따라 일본의 주요 매체들마저도 마스크 회식을 일종의 매너로 진지하게 소개하는 분위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말 온라인판에 '스마트한 마스크 회식'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마스크 케이스는 버리지 말고 무릎 위에 얹어 두고, 웃을 때는 비말이 덜 튀도록 턱을 당길 것'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일본 내에서도 마스크 회식에 반대하는 인터넷 여론이 들끓는 것은 물론 전문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미즈노 야스타카 글로벌 헬스케어클리닉 원장은 "마스크 착용과 회식이 양립한다는 것은 여려운 일"이라며 "정부는 마스크 외부에 손이 닿지 않게 끈으로만 마스크를 쓰고 벗으라고 하지만 의료 종사자가 아닌 일반인이 회식 자리에서 이를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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