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수비, 리스브효율 리그 최하위... 상대 강서브 러셀에 집중포화
시즌 전만 해도 ‘퇴출 후보’로 꼽혔던 한국전력 외국인 선수 카일 러셀(27)이 V리그에 완전히 적응한 모습으로 2라운드에서의 팀 성적 반등에 앞장서고 있다.
한국전력은 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0~21 V리그 2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서 3-1(25-16 19-25 25-21 28-26)로 승리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개막 7연패 후 5연승을 달리며 승점 16으로 리그 단독 4위를 달렸다.
러셀은 이날 28득점에 공격성공률 56.1%, 점유율 41.8%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는 V리그 데뷔 후 가장 높은 공격성공률이다. 실제로 러셀은 고비 때마다 어려운 하이볼을 완벽하게 득점으로 연결했고, 4세트 듀스 접전에서도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어 냈다. 특히 어택 라인 2~3m 뒤에서도 공격에 성공하는가 하면 결정적인 득점을 올린 뒤 수염을 쓰다듬는 세리머니까지 펼치며 팀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경기력이 향상되는 모습이다. 공격 성공률이 1라운드 46.8%에서 2라운드 49.2%로 상승했다. 지난달 15일 대한항공전(52.3%) 18일 KB손해보험전(51.16%)에서 잇달아 공격 성공률 50%를 넘긴 뒤 27일 OK금융그룹전(33.33%)에선 다소 흔들렸지만 곧바로 시즌 최고점을 찍었다.
특히 오픈 공격의 성공률은 1라운드에 43.2%에 불과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49.3%로 급상승했다. 물론 상대 블로킹이 센터 신영석에게 분산되면서 러셀이 원블로킹(상대 블로커가 1명만 남는 상황)을 맞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외국인 선수에 가장 중요한 부문인 '오픈 공격' 성공률의 상승은 "결정력이 좋아졌다"고 평가받을 만하다. 또 297득점(리그 4위)을 올리고 있고 윙 공격수인데도 블로킹 득점 23점(11위)에 유효 블로킹도 17개나 된다.
특히 독보적인 ‘서브 몬스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러셀은 2라운드까지 12경기(50세트)를 치른 현재 세트당 서브득점 0.680점(총 34점)으로 이 부문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 케이타(KB손해보험ㆍ0.560점ㆍ28점)와 비교해도 같은 세트 수를 치르고도 6점을 더 올렸다. 한국전력 팀 전체의 서브 득점이 64점으로 7개팀 가운데 리그 2위(세트당 1.280점)인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4점을 러셀 혼자 올렸다. 수치로 나타난 득점 외에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다시 공격권을 가져온 것도 여러 차례다. 러셀은 “(2라운드에서)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승리해 기쁘지만 좋은 팀이라면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된다. 더 치고 올라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게 우선 목표다. 그리고 개인 목표는 한국 리그에서 최고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역시 리시브다. 러셀은 팀의 레프트 공격수여서 안정적인 리시브를 책임져야 한다. 하지만 그의 리시브효율은 16.75%(24위)로 리그 최하위 수준이다. 리시브 실패로 점수를 내준 것도 무려 20점이나 된다. 외국인 선수면서 같은 레프트인 알렉스(우리카드)의 리시브 효율이 31.2%인 점과 비교하면 러셀의 리시브 불안감을 짐작할 수 있다. 당연히 상대 강서브가 러셀에 집중포화를 날리고 있다. ‘많이 받으면서 실책도 가장 많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이다.
그렇다고 ‘리시브 면제권’이 있는 라이트로 옮기기도 쉽지 않다. 팀의 또 다른 주포인 박철우가 이미 오른쪽에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2일 경기에서는 아예 센터 신영석이 러셀의 리시브 범위를 일부 커버해 주는 장면도 포착됐다. 장병철 한전 감독은 “가장 좋은 방법은 스스로 극복하는 것이지만, 안된다면 센터가 짧은 서브에 대비해 주거나 다른 선수들이 리시브 공간을 좀더 넓게 확보해 러셀의 부담을 덜어주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슬로 스타터 성향도 보완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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