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019년 대회 엘리트 선수 출신 무더기 기권
경북도 체육회 조사 미흡, 학교, 지자체 지도자 모르쇠 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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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씨가 2018년, 2019년 경북도민체전 레슬링 경기에서 승부조작이 있었다며 스포츠윤리센터에 제기한 민원. 박용기 기자
2018, 2019년 경북도민체육대회 레슬링 경기에서 승부 조작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경북체육회가 제대로 조사를 하지 않고, 체육계 간부들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원을 제기한 A씨는 스포츠 윤리센터에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전직 레슬링 선수 출신으로 현재 경북지역 학교 레슬링 지도자로 재직 중인 A씨는 2018, 2019년 2년 간 경북도민체전 레슬링 경기에서 총 37건의 승부 조작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2018년 고등부 자유형 4체급·그레코로만형 8체급, 일반부 자유형 7체급·그레코로만형 8체급과 지난해 고등부 자유형 2체급·그레코로만형 3체급, 일반부 자유형 1체급·그레코로만형 4체급 등이다. 경북도민체전 레슬링 경기는 자유형과 그레코로만형으로 나눠 고등부 11체급씩 22체급, 일반부 8체급씩 16체급이다.
A 씨에 따르면 경북지역 고등학교 엘리트 체육을 담당하는 B 고교와 올림픽대회 등 국제대회에서 다수의 메달을 획득한 레슬링 명문 C 대학교의 레슬링 주특기 선수들이 일반 학교 비특기 선수에게 무더기 기권하는 방식으로 승부 조작이 이뤄졌다.
승부 조작으로 우승한 선수들의 소속 지자체 대부분이 경북도민체전 전체우승을 놓고 다투는 포항시, 구미시 출전 선수들이라고 밝혀 향후 도민체전 승부 조작 의혹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2018년 경북도민체전 레슬링 경기 결과에 따르면 대회에 출전한 B 고교와 C 대학 레슬링 주특기 선수들은 16강전, 8강전에서 집중적으로 기권을 했다.
이들이 기권한 고등부, 일반부 27체급은 포항시와 구미시가 10체급씩, 상주시 4체급, 안동시 2체급, 김천시가 1체급 우승했다. 이로 인해 B 고교와 C 대학이 속한 경산시의 레슬링 성적은 2018년 10개 도시 중 9위로 추락했다. 경산시는 2017년 대회 레슬링 경기에서 1등을 했고 지난 대회에서도 줄곧 2, 3위를 하는 등 상위권을 유지했다.
2018년 경북도민체전 시부 종합우승은 총점 227.5점을 얻은 구미시로 219.1점을 획득한 포항시에 8.4점 앞섰다.
레슬링 경기에서 10체급씩 우승한 구미시와 포항시는 똑같이 9.5점을 얻었다. A 씨 주장대로 승부 조작이 사실이라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대회에서 B 고교, C 대학 선수들의 기권횟수는 10회로, 4강전과 결승전에서 기권이 이어졌다. 특히 결승전에서 기권해 우승을 그냥 내준 경기 수가 3차례나 됐다.
지난해 시부 우승은 총점 232.6을 얻은 포항시가 차지했다. 구미시는 225점을 얻어 포항시에 7.6점 뒤졌다. 레슬링 경기에서는 포항시가 8점, 구미시가 7점을 얻었다.
A 씨는 “이러한 승부 조작이 매년 경북도민체전에서 반복되고 있다”며 “2018년과 2019년은 레슬링 종목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알 수 있을 만큼 대놓고 승부 조작이 이뤄졌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경북체육회는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북체육회 관계자는 “1차 조사결과 별다른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으나 선수들과 해당 시군 지도자에 대한 조사도 하지 않으면서 의혹을 규명할 의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해당 지자체와 학교 측 지도자들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B 고교, C 대학 레슬링 지도자는 “도민체전 대회에서 학생들은 해당 시군 대표로 출전하기 때문에 체육회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개입 여부를 부인했다. 이에대해 경산시 체육회 관계자는 “고등부와 일반부 학교 소속 선수들의 경우 교내 지도자의 지시를 따르고 시체육회는 지원만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경북도체육회는 진실 규명 의지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승부조작 관련자들을 옹호하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승부조작과 관련된 비리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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