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지검 특수부 자민당 중진 요시카와 수사
장관 재임 시 양계업계서 500만엔 받은 혐의
가와이 전 장관 수사로 포착... 확대 가능성도
변호사들, 도쿄지검에 아베의 정식 기소 요청
도쿄지검 특수부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당시 농림수산장관을 지낸 요시카와 다카모리(吉川貴盛) 자민당 중의원 의원을 뇌물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최근 아베 전 총리 측이 주최한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 비용을 둘러싼 의혹 수사 등 정치권을 겨냥한 수사가 잇따르고 있다. 아베 전 총리를 고발했던 법조인들은 전날 도쿄지검 특수부에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정식 기소를 요구하며 압박에 나섰다.
2일 아사히신문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쿄지검 특수부는 히로시마현 소재 대형 달걀 생산업체인 '아키타푸드'의 전 대표가 요시카와 의원이 장관 재임 당시인 2018~2019년 세 차례에 걸쳐 총 500만엔(약 5,300만원)의 현금을 제공한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이에 아사히의 취재에 응한 요시카와 의원은 해당 업체 대표와 면식이 있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아키타푸드 전 대표는 일본양계협회 특별고문으로서 달걀 가격의 하락 시 기준가격과의 차액을 보전해 주는 '양계업자 경영안정대책' 도입 등을 위해 국회와 농림수산청에 진정을 지속해 왔다. 검찰 측은 당시 농림수산장관이던 요시카와 의원에게 제공된 현금이 대가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요시카와 의원 측의 2018년, 2019년 정치자금수지보고서에는 관련 내용은 기재돼 있지 않았다.
요시카와 의원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영수인 니카이파 소속으로, 2018년 10월~2019년 9월 아베 내각에서 농림수산장관을 지냈다.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는 현 총리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후보 진영의 사무국장을 맡았다. 입원 중인 그는 이날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대행과 니카이파 사무총장 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검찰이 이번 혐의에 대한 단서를 포착한 것은 아베 전 총리는 물론 스가 총리의 측근인 가와이 가쓰유키(河井克行) 전 법무장관 부부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를 통해서다. 가와이 전 장관이 지난해 7월 참의원 선거에서 부인 가와이 안리(河井案里) 후보(현 참의원 의원)의 당선을 위해 히로시마 지방의원 등에 현금을 살포했는데, 아키타푸드가 이에 관련된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아키타푸드와 해당 업체의 회계담당자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요시카와 의원 등 현직 의원에게 현금이 제공된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를 입수했다. 이에 따라 이번 수사가 정치권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편, 지난 5월 벚꽃을 보는 모임 전야제와 관련해 아베 전 총리 등 3명을 정치자금규정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던 변호사들은 전날 정식 기소를 요구하는 요청서를 도쿄지검 특수부에 전달했다. 이들은 "일절 경비 보전을 하지 않았다는 아베 전 총리의 국회 답변은 완전한 허위"라며 "눈치 보기로 수사의 고삐를 늦추고 가벼운 처분을 선택한다면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땅에 떨어진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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