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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메시지' 쐈던 전파망원경 노후로 57년 만에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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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메시지' 쐈던 전파망원경 노후로 57년 만에 붕괴

입력
2020.12.02 11:02
수정
2020.12.02 19:3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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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미 국립천문전리층센터(NAIC) 제공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 미 국립천문전리층센터(NAIC) 제공


57년간 광활한 우주를 응시했던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이 세월을 이기지 못하고 붕괴했다.

AP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령 푸에르토리코 아레시보 천문대에 있는 이 전파망원경은 1일(현지시간) 오전, 지름 305m 반사경 안테나 위로 무게 900톤짜리 장비가 떨어지면서 완전히 부서졌다. 다행히 부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천문대를 소유한 미 국립과학재단은 앞서 이 천문대와 망원경 시설을 폐쇄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8월 반사경에 30m 길이의 흠집이 생기고, 수신기 플랫폼도 손상됐기 때문이다. 11월에는 메인 케이블마저 끊어졌다. 천문대 관계자는 이미 손상이 많이 갔기 때문에 망원경 붕괴가 그렇게 놀랄 일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케이블을 보강하거나 반사경 무게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조치를 취했더라면 망원경을 살릴 수 있었을 거라고 안타까워했다.

과학자들도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 이 천문대 선임연구원으로 26년간 일했던 조너선 프리드먼 연구원은 "엄청난 굉음과 함께 무너지는 소리가 들렸다"며 "뭐라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끔찍한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다.

미 국립과학재단은 성명을 통해 "지금 이 상황에 슬프지만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는 점에 감사하다"며 "피해 규모를 평가하고 천문대의 다른 시설 운영을 복구할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 망원경은 1963년 설치돼 열대의 습기와 폭염, 대형 지진 등을 견디며 57년간 임무를 수행했다. 천문학자들은 이 망원경을 이용해 태양계 밖 행성을 관찰하고, 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 신호를 분석해 외계 생명체를 탐사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했다. 이곳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하기도 했다. 1995년에는 영화 '007 골든 아이'에 주요 배경으로 등장했다.

김표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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