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 보도

3월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코로나19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는 스티븐 한 식품의약국(FDA) 국장과 이를 듣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워싱턴=AFP 연합뉴스
대선 패배가 못내 아쉬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풀이일까. 왜 코로나19 백신 승인을 미적댔는지 추궁하려고 백악관 비서실장이 식품의약국(FDA) 국장을 부른 것으로 전해졌다.
1일(현지시간)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왜 FDA가 화이자 코로나19 백신의 승인을 서두르지 않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려고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스티븐 한 FDA 국장을 이날 오전 백악관 웨스트윙(대통령 집무동ㆍ서관)에서 열리는 회의에 불렀다고 정부 고위 관리 2명의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한 관리는 악시오스에 “11월 중순 한 국장이 노스캐롤라이나로 한 주간 휴가를 냈는데, 이 휴가 문제가 회의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리는 “FDA가 백신 승인 업무를 부지런히 하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때문에 메도스 실장이 한 국장에게 브리핑을 하게 한 것”라고 했다. 악시오스는 한 국장이 전화로 경위를 설명하겠다고 했지만 메도스 실장이 직접 출석할 것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FDA 대변인은 한 국장이 11월에 휴가를 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된 자신을 격리하기 위해 그가 노스캐롤라이나로 옮겨 일을 계속했다는 것이다. 그는 “한 국장은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내내 주말ㆍ공휴일을 가리지 않고 하루도 빠짐없이 업무를 계속했다”고 해명했다. FDA가 승인 업무를 게을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FDA에 제출되는 서류는 기술적 내용이 담긴 수천 쪽 분량으로, 분야별로 나눠 전문가들이 검토해야 하고, 검토가 끝나면 이를 취합해 총평하는 과정을 거친다”고 설명했다.
한 국장은 악시오스에 “국가적 비상 사태인 만큼 신속히 절차를 진행하고 싶었지만 우리 과학자들은 적합한 결정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확신했다”며 “이게 우리가 일을 옳게 하는 태도”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일 대선 이전에 코로나19 백신이 나왔다면 득표에 도움될 수 있었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이다. 그는 지난달 9일 트위터에 “화이자와 다른 제약사가 대선 뒤에 백신 개발을 발표했다. 대선 전에는 그렇게 할 용기가 없었기 때문이다. FDA도 더 일찍 발표했어야 했다”고 썼다. 화이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 트윗을 올리기 몇 시간 전 3상 임상 시험 결과 백신의 예방 효과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화이자는 지난달 20일 FDA에 코로나19 백신 긴급 사용 신청을 했고, FDA는 이달 10일 이를 승인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