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8·10·12부작 드라마라는 새로운 시도에 다양한 시선이 이어지고 있다.
드라마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올해도 여러 편의 4부작, 8부작, 10부작, 12부작 드라마가 시청자들과 만났다. 지난 7월 방송된 MBC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4부작이었고, 그 후속작 '십시일반'은 8부작으로 편성됐다. 4월 방송된 KBS2 '계약우정'은 4부작, 최근 종영된 tvN '산후조리원'과 현재 방송 중인 JTBC '라이브온'은 각각 8부작 작품이다. OCN은 12부작 '번외수사' '미씽' '트레인'과 10부작 '써치'를 주말드라마로 각각 선보인 바 있다. 지난 상반기 방송된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JTBC '쌍갑포차', 9월과 10월 시청자들을 만난 KBS2 '좀비탐정'은 각각 12부작이었다.
방송을 앞둔 작품 중에서도 비교적 짧은 호흡이 예고된 드라마들이 있다. OCN '다크홀'과 SBS '펜트하우스' 시즌2, 3은 12부작으로 편성될 예정이고, tvN '나빌레라'와 MBC '오! 주인님' 같은 작품도 12부작 편성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들이 곧 이제 4·8·10·12부작 드라마가 더 이상 새로운 시도가 아닌 자연스러운 편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되고 있다.
이 같은 편성 변주에는 다양한 시선이 따른다. 빠른 호흡과 전개는 시청자들에게 작품의 재미와 긴장감을 더 매력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 되기도, 반대로 기획의도를 제대로 다 설명하지 못 하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최근의 사례만 두고 봐도 '산후조리원'이 호평 속에 종영한 것과 달리 '라이브온'은 JTBC 드라마 역대 최저 시청률에 해당하는 0.428%(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유료가구 기준)를 기록했다. 성격과 장르가 다 다르긴 하지만, 웹드라마나 온라인 OTT 플랫폼이 아닌 안방극장의 4·8·10·12부작 드라마는 편성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평가가 달라진다.
작품 구성원이 본 이 같은 편성 변주는 어땠을까. 엄지원은 '산후조리원' 종영 서면 인터뷰를 통해 "기존의 미니시리즈보단 짧다 보니 아쉬운 점이 많다. 하지만 방송이 시작하니까 너무 빨리 끝나버려서 아쉬움이 컸다. 반면 배우로서 체력적으로 16부작 촬영 때보다 덜 힘들었던 것 같고, 드라마가 짧은 만큼 전개가 지루하지 않게 진행된다는 점도 좋은 것 같다. 10부작이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있었다"고 밝혔다. 강성연은 '미쓰리는 알고 있다' 종영 전화 인터뷰 당시 육아와의 병행을 위해 4부작이 이번 작품 선택의 이유 중 하나였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관계자들 역시 이 같은 편성 변주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보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예전처럼 '땜빵'을 위한 편성이 아니라 처음부터 비교적 짧은 호흡으로 기획된 작품들이라 그만큼 촘촘한 완성도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 다만 동시에 시청자들이 '고구마' 등을 기다려줄 시간이 적다는 점에서 편성을 최대한으로 잘 쓰는 고민이 꼭 필요할 작업"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송 관계자는 "16부작 드라마, 단막극, 웹드라마의 장점을 모두 취할 수 있으면서 그런 작품들과 확실한 차별화를 둬야 한다는 게 숙제"라고 짚었다. '라이브온'은 웹드라마로도 공개되고 있다보니 전 연령대에 어필되지 못 했다는 게 최저 시청률 원인으로 언급되기도 한다. 이 관계자는 "4·8·10·12부작이면서 TV 드라마로서의 정체성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안방극장 드라마의 생존을 위한 여러 변화 중 하나가 4·8·10·12부작 드라마의 입지일 수 있다. 새로운 편성을 올바르게 활용하는 작품이 진정한 생존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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