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급등하고, 주택 매매 가격도 동반 상승하면서 ‘패닉 바잉(공황 구매)’에 빠진 서울 주택 수요자들이 아파트보다 저렴한 다세대ㆍ연립주택에까지 적극 눈을 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서울부동산정보과정에 따르면, 서울 다세대ㆍ연립주택 거래량은 최근 3개월 연속 아파트를 웃돌았다. 10월 다세대ㆍ연립주택 거래량은 4,591건으로, 같은 기간 4,339건에 그친 아파트 거래량을 앞섰다. 9월에도 다세대ㆍ연립주택 4,012건으로 아파트 3,767건보다 많았고, 매매량이 줄어든 11월 역시 신고 기한(거래일로부터 30일 이내)이 아직 남아 있지만 1,809건으로 1,726건의 아파트를 소폭 앞섰다.
앞서 2019년 4월부터 지난 8월까지는 줄곧 아파트 거래량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이런 추세가 바뀌고 있다. 올해 다세대ㆍ연립주택 매매는 1∼5월 5,000건을 밑돌다가 2030세대의 패닉 바잉이 거셌던 7월 7,287건으로 2008년 4월(7,686건) 이후 12년 3개월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후 8월 4,219건, 9월 4,012건으로 2개월 연속 감소했다가 10월에 다시 4,591건으로 반등했다.
다세대ㆍ연립주택 매매 증가는 전세난 회피 수요와 투자 수요가 함께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부쩍 오른 아파트 집값보다 다세대ㆍ연립주택은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6ㆍ17대책에서 정부는 규제 지역의 3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해 전세자금 대출을 제한한 반면 다세대ㆍ연립주택은 예외로 뒀다.
이로 인해 여전히 전세 대출을 통한 ‘갭투자’도 가능하다. 또 7ㆍ10대책에서 주택 임대사업 등록제도를 대폭 손질하면서 다세대주택, 빌라, 원룸, 오피스텔 등은 세제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세금 부담도 적다.
실수요와 투자수요가 동시에 몰리며 다세대ㆍ연립주택 가격도 소폭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조사에서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올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으로 3억원을 넘겼고, 9월 3억300만원, 10월 3억673만원으로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서울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값까지 계속 강세를 보이고 아파트 전세난이 계속되자 이에 지친 실수요자 일부가 다세대ㆍ연립주택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다세대ㆍ연립은 아파트처럼 거래가 원활하지 않아 갈아타기를 위해 매도를 고민할 때 시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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