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의 소리 자극이 없는데도 ‘삐~’ 하는 소리나 벌레 우는 소리, 바람ㆍ휘파람ㆍ물ㆍ맥박 소리가 들리면 ‘이명(耳鳴ㆍTinnitus)’일 가능성이 높다.
이명은 정상인의 95% 이상이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며, 전 인구의 17%가 겪는다. 이명이 심각해져 5% 정도는 병원을 찾아야 할 정도로 고통을 받는다. 이명의 가장 흔한 원인은 음악가나 조종사처럼 큰 소리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나타나는 내이(內耳) 손상이다.
이명 가운데 ‘웅~웅~ - 쉭~쉭~’하는 맥박 뛰는 소리가 들리는 경우를 ‘박동성 이명’이라 한다. 주로 혈류 문제로 발생하기에 ‘혈관성 이명’이라고도 불린다.
박동성 이명은 일시적인 스트레스에 의해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나타날 수도 있지만 2주 이상 지속된다면 귀 주위 혈관 문제 때문에 생길 수 있다. 주로 귀 주변 혈관이 늘어나거나 귀 근처 동정맥루(동맥ㆍ정맥 사이 비정상적 통로가 생긴 것)가 생기는 등 혈류 이상으로 수술이 필요할 때가 많기에 이비인후과 검사로 정확한 원인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송재진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제1저자 이상연 진료전문의)이 세계 최초로 S상 정맥동(뇌를 순환했던 혈액이 모여 심장으로 가는, 좌우에 하나씩 있는 큰 정맥) 이상에 의한 박동성 이명 환자의 장기 수술 효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14~2019년 분당서울대병원에서 S상 정맥동 이상으로 수술 받은 환자 20명을 대상으로 수술 직후부터 최소 12개월 이상 주관적 이명 증상에 대한 경과를 관찰했다.
환자들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13명은 S상 정맥동 확장에 따른 골 결손, 6명은 S상 정맥동 게실, 1명은 두 가지 모두가 박동성 이명을 일으키는 원인일 것으로 예측했다.
이명 녹음과 순음 청력 검사(오디오미터를 사용해 125ㆍ250ㆍ500ㆍ1,000ㆍ2,000ㆍ4,000ㆍ8,000Hz의 각 주파수 순음에 대해 들리는 최소의 역치를 측정하는 검사) 결과를 종합해 정확한 원인 파악에 따른 수술 적합 후보군을 선정했다.
수술은 S상 정맥동 게실(憩室) 및 S상 정맥동 확장에 따른 골 결손 등, 이상 원인에 따라 적합한 생체 재료와 골시멘트(뼈 역할을 하는 생체 이식 가능한 시멘트)를 사용해 문제가 되는 부위를 재건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수술 결과, 평균적으로 이명 크기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0~10점)는 7점에서 2점으로 감소했고, 이명의 괴로움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0~10점) 역시 7점에서 3점으로 줄었다. 모든 환자에서 수술 직후부터 박동성 이명 증상이 개선되거나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증상이 개선된 정도를 (1)100% 호전 (2)매우 향상(50~100% 개선) (3)다소 향상(0~50% 개선) (4)수술 전과 동일 등 4가지 단계로 구분해 비교한 결과, 완벽하게 치료된 환자가 7명이고 증상이 개선된 환자는 13명으로, 그 중에서도 9명은 매우 향상됨 단계로 분류돼 S상 정맥동 이상에 의한 박동성 이명 환자의 장기 수술 효과를 입증했다.
또한 이교구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교수 공동 연구팀과 외이도에서 녹음한 이명음의 주파수를 분석한 결과, 수술 전보다 수술 후 이명 신호가 유의하게 줄었다. 특히 이명음을 일으키는 저주파에서 이러한 신호 감소가 뚜렷이 나타나 박동성 이명이 개선됨을 객관적으로 증명했다.
송재진 교수는 “박동성 이명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함에 따라 수술에 적합한 후보군을 선정하는 것이 수술 성패에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수술 전 환자 개개인의 영상 검사와 이명 녹음 및 순음 청력 검사를 통해 그 원인이 S상 정맥동 이상을 포함한 귀 주변 혈관 이상으로 확인될 경우 수술 직후 박동성 이명은 사라질 수 있음을 입증한 연구”라고 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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