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와 윙스파이커를 병행 중인 ‘파워 히터’ 정지윤(19ㆍ현대건설)이 이제는 확실한 멀티 플레이어 팔색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29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0 V리그 인삼공사전에서 3-0(25-23, 25-20, 25-20) 완승을 따내며 6연패에서 탈출했다. 이 경기에서 정지윤은 12득점에 공격 성공률 38.5%를 기록,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센터로서 블로킹 2득점(유효블로킹 5개)을 올리며 개인 통산 100블로킹을 달성했고 경기 중간엔 라이트로 자리를 옮겨 후위 공격도 2개나 성공했다. 정지윤이 두 포지션을 소화, 공격로가 다양해진 것이 효과를 봤다. 실제로 이날 현대건설은 루소(13점)와 정지윤 고예림 양효진(이상 각 12점)이 고른 득점을 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상대 서브가 루소에게 집중됐다. 큰 공격을 하는 선수가 루소 외에도 필요했다. 정지윤이 그 역할을 해 줬다”라고 설명했다.
정지윤은 올 시즌 팀 사정에 따라 센터와 라이트를 번갈아 맡고 있다. 정지윤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욕심 같아선 당연히 둘 다 잘하고 싶다”라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직은 센터가 편하다. 하지만 라이트도 계속하다 보면 점점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긍정적인 사고’를 강조했다. 그는 “솔직히 포지션이 계속 바뀌면서 혼란스럽다”면서도 “하지만 이 또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이쪽 포지션에서 잘 안되면 저쪽에서 잘하면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 중이다”라고 말했다.
‘투잡’을 하면서도 기복 없이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9경기(31세트)에서 108득점을 올리며 이 부문 리그 10위에 올랐다. 특히 오픈 공격 부문은 7위(성공률 36.6%)로 여전히 강력한 공격력을 선보이고 있다. 물론, 센터 본연의 임무에도 충실하다. 블로킹 3위(세트당 0.742개)에 올라 있다. 데뷔 시즌인 2018~19시즌(0.326개)이나 지난 시즌(0.465개)보다 크게 올랐다. 속공 부문도 5위(48.6%)로 리그 최고 센터로 완전히 자리매김했다. 정지윤은 “우리 팀 사이드 블로커가 좋다 보니 상대가 사이드를 피해 내 쪽(센터 블로커)으로 공략하는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나한테 잘 걸리는 것”이라며 웃었다.
물론 현대건설이 ‘정지윤 라이트’ 포지션을 고수하기 위해선 선결 과제가 있다. 루소의 리시브가 꾸준히 안정적이어야 한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도 “루소가 (리시브에서) 흔들리면 실행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라고 털어놨다. 또 정지윤 대신 센터를 맡는 이다현도 자기 기량을 충분히 발휘해야 한다. 이 감독은 “시즌 전부터 이 포지션(정지윤 윙스파이커 기용)에 대해 정지윤, 이다현 둘 다 연습을 많이 했다”면서 “이다현이 어깨 통증 부담은 있지만 충분히 제 역할을 해주리라 믿는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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