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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흑인 추기경 "교황의 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목소리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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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첫 흑인 추기경 "교황의 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목소리 될 것"

입력
2020.11.29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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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거행된 추기경 임명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의 첫 흑인 추기경으로 임명된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에게 빨간 사각모인 '비레타'를 씌워주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28일 바티칸 성베드로 성당에서 거행된 추기경 임명식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이 미국의 첫 흑인 추기경으로 임명된 윌턴 그레고리 대주교에게 빨간 사각모인 '비레타'를 씌워주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교황의 귀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목소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28일(현지시간) 바티칸에서 미국의 첫 흑인 추기경으로 임명된 윌턴 그레고리 워싱턴DC 대주교가 미국 내 흑인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전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그는 미국의 인종차별과 분열이 치열한 시기에 추기경이라는 직함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WP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흑인 미국인이 추기경이 된 것을 언급하며 "저를 축하해준 친구와 동료들 사이에서 이제 (미국에서 흑인 추기경이 나올) 때가 됐다는 말을 들었다"며 "아프리카계 미국인, 흑인 가톨릭 신자들이 전체 교회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임명식 전에 AP통신에도 "내가 추기경에 임명된 것은 미국의 흑인 가톨릭 신자들에 대한 승인이며 우리들이 대표하는 미국의 신앙과 충심의 유산이 인정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고리 추기경은 미국 내 인종차별 문제 등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그는 지난 5월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에 의해 사망한 이후 퍼진 인종차별 반대 시위를 지지했으며,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을 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인종 간 화해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고 AP통신과 인터뷰했다.

앞으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의 과제도 남아 있다고 WP는 전했다. 존 F.케네디 대통령 이후 첫 가톨릭 신자 대통령이 될 바이든 당선인과 함께 호흡을 맞춰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WP는 "일부 가톨릭 전통주의자들은 정기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는 바이든 당선인이 여성의 낙태권을 지지하기 때문에 성찬 세례를 거부해야 한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한편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의 성베드로 성당에서 새 추기경 임명식을 거행했다. 13명의 추기경 중 브루나이와 필리핀의 추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불참해 고국에서 화상을 통해 임명식을 지켜봤다. 임명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면서 45분간 간소하게 진행됐다. 교황은 "추기경의 칭호는 신자들로부터 떨어진 높은 위치에 있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추기경 직을 이용한 모든 부패와 사리사욕 추구를 금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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