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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꼬거나,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 오래 하다간…엉덩이관절 망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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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 꼬거나,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 오래 하다간…엉덩이관절 망친다

입력
2020.11.28 21:50
수정
2020.11.30 09:12
0 0
다리를 오래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오래하면 자칫 엉덩이관절이염 등을 앓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다리를 오래 꼬고 앉거나 쪼그려 앉거나 양반다리를 오래하면 자칫 엉덩이관절이염 등을 앓을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추워지면 골반이나 엉덩이가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난다. 야외 활동과 운동량이 줄고 관절도 경직되면서 엉덩이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기 때문이다.

엉덩이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곳이다. 척추와 함께 체중을 지탱하는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는 관절이다. 공처럼 둥글게 생긴 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과 이 부분을 감싸는 절구 모양의 골반골(비구)로 구성돼 있다.

엉덩이관절은 항상 체중의 1.5~3배에 해당하는 강한 힘을 견뎌야 한다. 경우에 따라 체중의 10배까지 하중이 가해질 때도 있다.

전상현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엉덩이관절 질환이라고 하면 대부분 인공관절 수술을 떠올리기 쉽지만 초기에 발견해 치료하면 약물이나 물리 치료, 운동만으로도 절반 정도는 증상 호전이 가능하다”고 했다. 전 교수는 “사타구니 부위나 엉덩이ㆍ허벅지 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엉덩이관절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증ㆍ괴사ㆍ변형 등 다양하게 발병

엉덩이관절 질환 가운데 대표적인 것은 엉덩이관절염ㆍ대퇴골두 무혈성 괴사ㆍ대퇴 비구 충돌 증후군이다.

엉덩이관절염은 엉덩이관절에 염증이 생겨 발생하는 것이다. 노화에 따라 발생하는 일차성 엉덩이관절염과 선천성 이상 또는 외상, 감염 등으로 발생하는 이차성 엉덩이관절염으로 나뉜다.

엉덩이관절염이 생기면 골반뼈와 허벅지뼈까지 모두 망가지게 된다. 게다가 엉덩이관절염은 어떤 치료를 받아도 악화를 막을 수 없다. 엉덩이관절은 평생 쉴 수 없는 관절이기 때문이다. 걸을 때마다 다리 사이가 시큰거린다면 엉덩이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심하면 가만히 있어도 통증이 느껴진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대퇴골(허벅지뼈)에 혈액이 공급되지 않아 일부나 전체가 죽는 병이다. 죽은 부위는 재생이 불가능하고 뼈가 허물어지면서 다리 사이와 허벅지 안쪽에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단계별로 진행된다. 첫 증상은 사타구니와 엉덩이의 묵직한 통증이다. 진행될수록 서있기 힘들고 앉았다 일어설 때, 다리를 벌리거나 꼴 때 통증이 생긴다.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다양한 증상이 나타나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

지나친 음주와 스테로이드 제제 복용, 엉덩이관절 주위 골절, 잠수병 등이 원인이다. 1주일에 소주 다섯 병 가량을 마시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걸릴 위험이 10배나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상현 교수는 “환자들은 흔히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뼈가 썩는 병으로 이해하고 그대로 두면 주위 뼈까지 모두 썩는 것이 아닌가 하고 걱정한다”며 “뼈가 국소적으로 죽은 것일 뿐 부패되지도 주위로 퍼지지도 않는다”고 했다.

대퇴 비구 충돌 증후군은 대퇴골과 비구(골반뼈)가 변형돼 비구를 둘러싼 비구순이 파열되거나 관절 연골이 파손되는 병이다. 걷거나 뛸 때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앉았다 일어날 때, 자세를 바꿀 때처럼 특정 동작을 할 때 다리 사이에 강한 통증이 짧게 발생한다.

대개 어릴 때부터 축구ㆍ야구ㆍ스케이트ㆍ발레 등 엉덩이관절을 많이 구부리는 운동을 하면 잘 발생한다.

◇금주ㆍ체중 관리ㆍ가벼운 운동 도움돼

엉덩이관절 건강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금주다. 또 다리를 꼬는 습관은 엉덩이관절 손상을 부른다. 양무릎을 붙이고 바닥에 쪼그려 앉는 자세, 양반다리, 무거운 물건을 드는 것도 엉덩이관절에 무리를 준다. 엉덩이관절은 항상 체중의 1.5~3배 해당하는 강한 무게를 견뎌야 하므로 무리가 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엉덩이관절 건강에는 하중을 최소화하고 많이 움직이는 운동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수중 운동이다. 물 속에서는 하중이 줄어들기에 아쿠아로빅 같은 격렬한 운동도 관절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

자전거 타기도 좋다. 자전거 안장을 조금 높여 엉덩이관절이 많이 구부러지지 않게 한 후 크게 가속하지 말고 부드럽게 페달을 밟는다. 자전거를 탈 때 급하게 속도를 내면 체중의 5배 이상 하중이 가해진다.

수중 운동과 자전거 타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걷기도 좋은 방법이다. 속도를 내지 않고 부드럽게 30분~1시간 동안 걷는다. 다만 엉덩이 관절을 자주 구부리는 스케이트ㆍ태권도ㆍ야구 등은 삼가야 한다.

전상현 교수는 “꾸준한 운동은 체내 칼슘 흡수력을 높이고 골밀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며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하며 뼈 건강과 근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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