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개천용' 권상우와 배성우의 집념이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8회에서는 대립각을 세웠던 박태용(권상우), 박삼수(배성우)가 오성시 트럭 기사 살인사건의 재심으로 다시 의기투합했다. 사건을 뒤집을만한 새로운 증거가 없기에 재심은 청구조차 어려운 상황. 하지만, 박태용이 재심을 이끌어낼 새로운 묘책을 떠올리며 짜릿한 정의구현 역전극에 불을 지폈다.
이날 박태용과 박삼수는 오성시 트럭 기사 살인사건을 두고 의견대립을 보였다. 사건 기록을 확인한 박태용은 증거와 정황들이 모두 김두식(지태양)을 가리킨다고 주장했지만, 박삼수의 생각은 달랐다.
운전석에서 피해자를 습격한 것이 아닌, 조수석에 앉아 있던 제3의 인물이 범인이라는 것. 박태용은 김두식 같은 조폭이 아닌 순수한 피해자들만 구제해도 평생 같이 일할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그의 말은 박삼수에게 상처가 됐다. 살인자 아들로 낙인찍혀 따돌림을 당하는 김두식의 아들 김영준(김건우)을 보며 자신의 힘겨운 어린 시절을 떠올렸기 때문이다.
박삼수는 "변호사님이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낙인이 뭔지 아세요? 눈에 보이는 벽이 무서운 게 아니라 안 보이는 벽이 무서운 거예요. 편견, 차별, 낙인 이런 거"라며 울분을 토해냈다.
박삼수의 눈물에 각성한 박태용은 그와 함께 진범을 좇았던 형사 한상만(이원종)을 찾아갔다. 한상만이 꺼내놓은 사건의 진실은 놀라웠다. 누명을 쓴 김두식은 형사들의 가혹 행위에 허위로 자백을 했던 것. 한상만에게 이재성(윤정일)을 범인으로 지목하는 제보 전화가 있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었다. 그는 돈 때문에 우발적인 범행을 저질렀다는 자백에도 처벌받지 않았다.
경찰과 검찰, 법원의 실수를 들출 수 없었기 때문. 한상만은 김두식의 억울함을 풀어주고자 1년 동안 사건에 매달렸지만 결국 이재성을 체포하는 데 실패했고, 파출소로 좌천을 당했다. "미안하고 분해서, 김두식 만나면 이 손으로 다시 진범을 잡고 싶어 몸부림을 칠까 봐. 그래서 안 만나요"라는 한상만의 자책은 씁쓸했다.
새로운 증거를 찾지 못해 재심 청구가 어려워진 박태용, 박삼수는 김두식을 설득하기 위해 나섰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사건 들추기를 꺼렸다.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기도 힘든 김두식은 트럭 기사 가족에게 지급한 유족 급여 구상금 1억 3천만 원도 갚아야 했다.
억울한 일은 말하지 않으면 모른다는 박태용에게 김두식은 "말이라는 건 들어줄 사람이 있을 때 하는 거예요. 세상천지 우리 같은 사람들 말을 누가 들어주기나 합니까"라며 냉정한 현실을 직시하게 했다.
그렇다고 포기할 박태용이 아니었다. 김두식을 도울 방법을 고민하던 그는 근로 복지공단의 구상금 청구 용지를 보고 돌파구를 찾았다. "재심 다시 할 수 있다니깐요!"라고 외치는 박태용의 모습은 다시 시작된 정의구현 역전극을 기대케 했다.
"착하고 깨끗한 사람들만 억울한 사연 있습니까. 법은 그런 사람들만 구제합니까"라는 박삼수의 울분은 뼈 때리는 현실을 짚었다. 김두식은 최소한의 법에 도움조차 받지 못했고, 먹고 살기 위해 위험한 일을 해야만 했다.
박태용은 '살인자의 자식'이라는 차별 속에서 살아왔던 박삼수의 아픔을 마주하고서야 자신이 편견 속에 갇혀있었음을, 사람을 겉만 보고 판단했음을 깨닫고 각성했다. 고아나 다름없었던 김두식의 옆에 누군가가 있었다면, 그의 삶 역시 달라지지 않았을까. 미처 몰랐던 이들의 안타까운 사연은 시청자들에게 생각의 여지를 남기며 진한 여운을 선사했다.
한편,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 9회는 오늘(28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