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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토로 강경남 할머니 가시는 길...문 대통령·유재석도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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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우토로 강경남 할머니 가시는 길...문 대통령·유재석도 울었다

입력
2020.11.28 18:00
수정
2020.11.28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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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구 KIN 사무국장, 강경남 할머니 추모 열기 전해
문 대통령, 유족에게 조화 전달…유재석, 조의 표해

재일동포 1세대 강경남(가운데) 할머니가 95세 생일이었던 17일 우토로마을 함바 앞에서 휠체어에 탄 채 미소짓고 있다. 우토로민간기금재단 제공

재일동포 1세대 강경남(가운데) 할머니가 95세 생일이었던 17일 우토로마을 함바 앞에서 휠체어에 탄 채 미소짓고 있다. 우토로민간기금재단 제공

재일동포 1세대로 일본 우토로 마을을 지켜 온 고(故)강경남 할머니가 향년 95세로 21일 별세한 가운데,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강 할머니의 넋을 기리려는 추모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유족들에게 직접 조의에 뜻을 전달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강 할머니를 찾은 인기 코미디언 유재석·하하씨도 조의금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토로역사관을 위한 시민모임 집행위원을 맡고 있는 최상구 지구촌동포연대(KIN) 사무국장은 27일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문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과 일본에 계신 많은 분이 꽃바구니를 보내며 강 할머니를 추모했다"며 "빈소가 꽃바구니로 꽉 차 일부를 마을회관에 옮길 정도로 많은 분이 강 할머니가 가시는 길을 함께 했다"고 말했다.

앞서 25일에는 오태규 일본 오사카 총영사관이 유족들에게 문 대통령의 조화와 조의금을 전달했다고 최 사무국장은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유족들이 (문 대통령의 조의에) 매우 놀랐고 감사하고 있다"고 적었다.

"재일동포의 역사, 연대한 한일 시민 정신 이어가는 것"

최상구 지구촌동포연대 대표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강경남 할머니의 빈소 모습. 최상구 페이스북 캡처

최상구 지구촌동포연대 대표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강경남 할머니의 빈소 모습. 최상구 페이스북 캡처

국민에게 우토로 마을을 각인시킨 무한도전에 출연한 유재석·하하씨도 강 할머니를 추모했다. 최 사무국장은 "(강 할머니와 함께 무한도전에 출연했던) 두 출연자분 모두 조의금과 함께 조의를 표했다"고 말했다.

한국인은 물론 일본인들도 강 할머니를 기리며 애도의 뜻을 전했다. 결성된 지 30년이 된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 소속 회원들은 24일 발인 날 열린 고별식에 참석했다. 많은 재일동포들도 발인 날까지 강 할머니 곁을 지켰다고 최 대표는 전했다.

최 사무국장은 "강 할머니에 대한 추모는 비단 할머니 개인을 넘어 우토로를 지키고 싸워온 많은 재일동포와 시민의 뜻"이라며 "우토로를 지키는 것은 차별과 일본 사회의 부당함에 맞서 온 재일동포들의 역사를 지키고, 이에 연대한 일본 시민, 동포, 한국 시민의 정신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온라인에서도 강 할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많은 시민이 글을 올렸다. 누리꾼들은 강 할머니에게 남기는 추모의 글 사이트에 "이제 편안하게 영면하세요. 할머니 고향집인 사천에도 가보세요"(정*), "5년 전 혼자 방문했는데 할머니께서 고향인 경상도 민요를 불러주신 게 기억이 난다. 할머니의 음성과 미소, 한을 잊지 않겠다"(l*********), "어르신의 발자취는 우토로에 남아 후손들의 귀감이 될 것입니다"(박**) 등의 글을 남겼다.

5년 전 무한도전서 재일동포의 아픔 전한 강경남 할머니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한 강경남 할머니. MBC 캡처

2015년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한 강경남 할머니. MBC 캡처

1925년 경남 사천군 용현면에서 태어난 강 할머니는 아버지를 따라 1934년 가족들과 함께 오사카로 건너갔다. 태평양전쟁이 발발하자 교토의 우토로 마을에 자리를 잡은 강 할머니는 일생을 바쳐 우토로 마을을 지켜 왔다.

우토로 마을은 1940년대 조선인 1,300여명이 군 비행장 건설 현장에 강제로 끌려가면서 형성됐다. 광복 이후에도 고국으로 돌아갈 수 없었던 조선인들은 우토로 마을에서 터를 일궈 서로를 의지하며 살았다. 우토로 마을 주민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수십 년간 핍박을 받았고, 2000년에는 강제 퇴거 위기에 놓였다.

그러나 주민들은 거주권을 지키기 위해 일본 정부와 싸웠고, 일본의 부당한 조치를 알리는 데 노력했다. 강 할머니는 집을 부수려 마을로 들어오려는 차량을 막기 위해 맨땅에 드러누우며 마을을 지켰다.

한국 정부와 한국 시민들도 우토로 지키기에 동참했다. 본래 우토로 마을은 철거됐지만, 2018년 한국에서 전달한 성금은 1기 공용주택 건설에 쓰였다. 2기 공용주택은 내년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강 할머니는 우토로 마을에 거주하는 재일동포 1세대 마지막 남은 생존자로서 각종 방송에 출연하며 우토로 마을을 알렸다. 2015년 무한도전 '배달의 무도' 편에 출연해 일본에 강제동원 돼 겪었던 동포들의 아픔을 전하며 많은 이의 심금을 울렸다.

지구촌동포연대와 우토로민간기금재단은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보존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 우토로평화기념관 착공에 들어갈 계획이다. 2022년 5월 개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 사무국장은 "우토로를 방문해 강 할머니와 찍었던 사진을 기증받고 있고, 아카이브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며 "많은 분이 남겨주는 추모 글과 함께 강 할머니를 추억할 수 있는 물건을 잘 정리해 기념관에 보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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