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판사 사찰이 별게 아니라니…檢동설의 나라냐"

김종민, SNS서 "권력기관 정보활동은 위법" 비판
"검찰은 경찰이 검사 정보 수집하면 인정할 건가"
"檢 제 식구 감싸기 도 넘어… 개혁의 길 못 막는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지난달 30일 오전 광주시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지역상생을 위한 지역균형 뉴딜 광주·전남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1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대검의 판사 사찰 의혹에 대해 엄연한 불법 행위라며 "대한민국은 지동설의 나라냐, 검(檢)동설의 나라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와 함께 일선 검사들의 윤석열 검찰총장 비호 행위 자체가 검찰 개혁이 필요한 이유라고 역설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한 없는 부서에서 문서를 만들어 관계없는 반부패부서까지 유통한 것인데 (윤 총장과 검사들은) 뭐가 문제냐고 큰소리다. 내로남불도 너무 심하다"며 "이게 별게 아니라면 앞으로 경찰이 함께 일하는 검사의 개인정보도 수집해 업무상 활용하는 것을 검찰이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전국의 검사들에게 그럴 용의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하며 "권력기관의 정보활동은 엄격하게 제한해야 한다. 법으로 금지돼 있다"고 강조했다.

김 최고위원은 윤 총장이 이미 정부의 정보 수집 활동을 수사한 사례가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1월 경찰과 청와대가 검사의 인사 참고자료를 위해 세평을 수집했다"며 "윤석열 검찰은 이를 불법사찰, 직권남용이라고 수사했다"고 말했다. 또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은 블랙리스트 작성 혐의로 출국금지, 구속영장 청구, 기소까지 당했다"며 "그 블랙리스트는 해당기관장의 임기와 사표 제출 여부, 임용시기"라고 꼬집었다.

"검찰, 대한민국에 남은 마지막 리바이어던"

26일 서울 서초구 대검에 출근하는 직원들의 모습. 뉴스1

김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은 지동설의 나라냐, 검동설의 나라냐"며 "대한민국 법은 검찰을 위해 존재하고, 검찰이 죄라면 죄가 되고 죄가 아니라면 죄가 아닌 게 되느냐"고 규탄했다. 전날 평검사들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윤 총장 직무 배제 및 징계 청구가 부당하다며 반발하자 이를 꼬집은 것이다. 이를 통해 검찰 조직을 우선시하는 검찰 문화 자체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최고위원은 이번 윤 총장 사태와 검사들의 집단 행동이 국가폭력의 상징인 리바이어던과 흡사하다고 성토했다. 그는 "토마스 홉스는 구약성서에 나오는 바다괴물 리바이어던을 국가폭력의 상징으로 책을 썼다"며 "이번 검찰의 행동을 보면서 (검찰은) 법 위에 서 있는 리바이어던, 대한민국에 남은 마지막 리바이던이 아닌가 생각했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가 도를 넘었다"며 "근본적인 검찰 개혁 없이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인 국민의 판단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일련의 사례는 검찰개혁이 지난 20년간 얼마나 어렵게 지체됐는지 보여주고 있다"며 "이제는 검찰개혁의 길을 막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