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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17명의 참전장병을 추모하면서!

입력
2020.11.30 04:3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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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국가보훈처 제공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열린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 국가보훈처 제공


금년 2020년은 우리 민족사의 가장 큰 비극인 6·25 전쟁 70주년이다.

상상하기 어려운 동족 간의 살육 전쟁을 극복하고 오늘의 대한민국을 이루었다. 전쟁을 극복하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데 결정적 기여는 미국을 비롯한 16개국 참전용사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이 있었다.

참전용사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 부산의 유엔기념공원에서 지난 11월 11일에 전 세계가 '부산을 향하여(Turn Toward Busan)'란 14번째 의식이 열렸다. 2007년에 캐나다 참전용사인 빈센트 커트니씨의 제안으로 이루어졌다.

커트니씨의 모국인 캐나다는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많은 전투 병력을 한반도에 파견했다. 그리고 전 세계의 유일한 유엔의 깃발 아래 산화한 장병을 모신 부산의 유엔 기념공원에 캐나다 참전장병들이 영국, 터키 다음으로 많이 잠들어 있다.

커트니씨의 제안이 이러한 훌륭한 결실을 거둔 모습과 함께 우리 한국민 모두가 잊지 말아야 할 의미 있는 사건을 소개해 본다.

바로 70년 전인 1950년 11월 21일 캐나다 338명의 장병이 한국전에 참전하기 위해 태평양 연안을 향하던 중에 열차 충돌 사건이 발생했다. 선로 변환을 수동에 의지하던 시기에 신호수의 착오로 인한 정면 충돌사고로 17명의 캐나다 장병이 목숨을 잃었다. 부상 장병도 60여명에 이른다. 기본적인 사고 수습 후에 다른 장병들은 서둘러서 원래 목적지인 한국 전선을 향하였다.

아마도 70년 전에 참전국 장병이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을 향하던 중에 크고 작은 사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 가운데에 가장 희생자가 많은 사건이 중공군의 개입과 장진호 전투 직전이던 11월 중반에 발생한 바로 캐나다 카누 강변 철도역의 열차 충돌 사건이다.

불과 20세를 전후한 17명의 캐나다 장병이 비록 한국 땅은 밟지도 못한 채 불의의 사고로 산화하였지만, 그 젊은 장병들의 넋을 우리는 전사한 장병에 준하여 기려야 한다. 늦었지만 지금부터라도 매년 11월 21일에 경기 가평군의 캐나다 참전비 등에서 영령들을 추모하고 기억해야한다.

전쟁의 폐허에서 세계가 부러워할 기적을 창출한 자랑스러운 우리 대한민국이다. 특히 한국전쟁 당시 폐허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하는 90세를 전후한 해외 참전장병들은 현재의 우리 모습에 기적이 따로 없다고 이구동성이다. 수혜 국가에서 지원 국가로 변모하였다.

다시 한번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위해서 대한민국을 향하던 중에 산화한 17명의 캐나다 젊은 장병의 혼을 기리고 그분들의 헌신에 감사와 존경을 드린다. 더불어 그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궁극적인 보답은 더 이상 피를 흘리지 않고 분단된 우리 조국의 평화적 통일임을 엄중하게 새겨본다.





권율정 부산지방보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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