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참위 "세월호 급변침 원인 2가지로 압축"…최종 원인 규명은 시간 걸릴 듯

26일 오후 전남 목포 신항만에 거치된 세월호 선체 내부에서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세월호 조타장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회적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6일 세월호 침몰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추정되는 급변침(급격한 우회전)이 어떻게 발생했는지를 분석한 중간조사 결과를 내놨다. 다만 이 과정에서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는 추가 조사를 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라, 최종적인 세월호 사고 원인 규명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참위는 이날 전남 목포 신항만에서 세월호 급변침 원인 검증을 위한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그간 사참위는 급변침의 원인을 찾아내기 위해 세월호의 조타장치 모형을 만들어 실증 시험을 해 왔다. 사참위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는 당시 급격한 우회전에서 비롯됐다. 당시 무슨 이유에서인지 핸들 역할을 하는 러더가 급격하게 오른쪽으로 돌아갔고, 그 결과 배가 복원력을 회복하기 어려울 정도로 기울어 침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앞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 급변침과 관련해 '솔레노이드 밸브(전자 밸브)고착'을 원인으로 꼽았다. 이 밸브는 러더를 움직이는 역할을 하는데 이 밸브에서 문제가 생기면서 러더가 최대각도인 우현 35도까지 돌아가는 '우현전타'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참위 모형시험 결과

사참위는 세월호 조타장치 시험모형을 만들어 실제 러더의 움직임을 검증한 결과 '솔레노이브 밸브 고착'을 전제로 '우현전타' 현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2가지로 압축됐다고 밝혔다. △조타수가 우현 5도로 조타한 뒤 밸브 고장이 난 경우와 △처음부터 조타수가 우현전타로 조타를 한 경우다.

다만 후자의 경우 조타수가 직접 우현전타를 했기 때문에 밸브 고장과 상관없이 우현 급선회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사참위의 설명이다. 이를 검증하려면 당시 조타수가 정말 우현전타를 했는지를 확인해야 하는데, 현재로선 선원을 상대로 한 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이 조건이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 첫 번째 조건은 사참위 전원위원회에서도 의견이 갈렸다. 이 역시 선원들의 특정 행위(타기장치 정지 등)가 있어야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인데 정작 선원들은 특정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점에 미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과 함께 밸브 고착이 발생하면 우현전타 현상이 반복됐다는 실험 결과를 들어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참위는 이 같은 중간 실험결과를 토대로 솔레노이드 밸브의 고착시점이 언제인지와 이 과정에서 선원들의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는지에 대해 추가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사참위는 "세월호의 우현 급변침 원인뿐 아니라 급속한 침수 원인 등에 대한 조사결과를 종합해 최종적인 사고 원인을 규명하겠다"고 했다.

김영훈 기자 huni@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