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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복 소송 전략은 '흑인 지우기'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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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불복 소송 전략은 '흑인 지우기'였나...

입력
2020.11.26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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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복 소송 제기된 디트로이트, 밀워키, 캠든 등
모두 40% 이상의 흑인 밀집 거주 지역
"흑인 유권자에 대한 신뢰 영구적으로 악화될수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11월 4일 한 투표소 직원이 대선 투표용지를 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스테이트팜 아레나에서 11월 4일 한 투표소 직원이 대선 투표용지를 개표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 불복 전략의 이면에는 흑인 유권자를 겨냥한 '표적 소송'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20년 미 대선은 전례없이 뜨거웠던 흑인의 투표 참여 열기를 보여줬지만 그럼에도 공화당은 여전히 인종차별적 전략을 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미 NBC 방송은 25일(현지시간) 트럼프 선거 캠프가 투표 결과에 이의를 제기했거나 공화당 선거위원회가 결과 발표를 미뤘던 주(州)들의 일관된 공통점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42.3%), 미시간 디트로이트(78.6%), 조지아 애틀랜타(52%), 위스콘신 밀워키(39%), 뉴저지 캠든(42.4%) 등 모두 흑인 주민의 비중이 미 전국 평균치(13.4%)보다 훨씬 높다는 점이다. CNN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재선에서 실패한 진짜 이유인 교외 지역에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다"며 "대신 흑인 유권자들을 불복 전략의 기반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선거 불복이 유권자들에 대한 인신 공격과 함께 진행된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소송을 전담하는 측근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19일 "부패한 캠든의 지역민들은 수년간 필라델피아로 몰래 건너가 투표를 해 왔다"고 주장해 필 머피 뉴저지 주지사로부터 "거짓일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들었다. NBC 방송은 "흑인 밀집 거주지에 대해 '사기 선거' 주장을 펼치는 것은 흑인은 투표하는 법에 무지하며 흑인 선거위원은 표를 셀 줄 모른다는 차별적 믿음에서 비롯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공략에 실제로 투표 결과 확정이 지연된 곳도 많다. 조지아주와 위스콘신주는 모두 재검표를 추진했으며 미시간주 웨인 카운티 개표참관인위원회 위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입장을 하루만에 번복하기도 했다. 재검표 조치는 흑인 유권자들에게 '내 표가 집계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준다. 이에 웨인 카운티의 흑인 유권자들과 전미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는 "트럼프가 흑인 유권자 권리를 박탈하고 있다"며 법적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미 ABC 방송이 전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기 선거' 주장이 결국 흑인 유권자에 대한 영구적 신뢰 훼손으로 이어진다는 지적도 크다. NBC 방송은 "흑인 유권자가 수상한 일을 벌이고 있다는 의심이 한번 확산되기 시작하면 미국 내 흑인의 정치적 영향력 확대가 민주주의의 부패 혹은 종말로 잘못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니타 굽타 시민인권지도자회의 대표 또한 "사람들은 해당 주장이 단순히 당파 이익을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결국 피해자는 흑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밀워키의 투표 독려 단체인 '투표장에 마음을'(Souls to the Polls)' 측은 "공화당은 흑인 유권자들을 자신의 분노를 푸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몇년간 강화된 신분 확인 절차로 투표장에서의 속임수는 더욱 불가능해졌다"고 전했다.

장채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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