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어민에다 검체 검사로 단 40분 머물러
거주지 아닌 검사기관으로 집계돼 울릉환자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청정지역으로 꼽힌 경북 울릉도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오자, 울릉군이 크게 당황하면서도 허탈해하는 분위기다. 첫 환자는 울릉 앞바다에서 조업을 하던 제주지역 어민으로, 배에서 내려 코로나19 검사만 받고 섬을 떠났지만 울릉지역 확진자로 집계됐다.
26일 울릉군에 따르면 제주어민 A씨는 지난 24일 오전 울릉군 보건의료원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고 다음날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제주에서 울릉 인근 바다로 조업하러 왔다가 기침 등 코로나19 의심 증세를 보여 24일 오전 11시 15분쯤 울릉도에 들어왔다. 이어 택시를 타고 보건의료원에 도착해 검체 검사를 받은 뒤 다시 택시를 타고 항구에 도착, 곧바로 어선에 올라 섬을 떠났다. A씨가 섬을 벗어난 시간은 11시 55분으로 확인됐다.
울릉군은 A씨의 확진 사실을 통보 받고 이동 과정에 접촉한 주민을 파악해 검사한 뒤 탑승했던 택시와 보건의료원 등을 즉시 소독했다.
군은 첫 확진자 발생 소식에 당혹해 하면서도 섬에 거주하는 주민이 아닌데도 지역 환자로 집계되자 '코로나19 청정지역' 이미지 박탈에 속상해하고 있다. 군은 확진자 발생 후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에도 "첫 확진자는 거주지가 제주"라며 "정부 지침에 따라 거주지가 아닌 검사기관 통계로 집계돼 지역 환자로 분류됐다"고 설명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A씨가 섬에 머문 시간이 단 40분인데 울릉지역 환자로 기록됐다"며 "코로나 청정 섬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주민들도 많은 노력을 해 소식을 듣고 억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수 울릉군수도 "청정 섬 울릉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며 "확진자의 추가 동선과 접촉자 파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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