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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일 교수 "바이든 시대에도 미중 대결 지속… 양자택일 강요 시점 올 것"

입력
2020.11.25 17:1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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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주최 코라시아포럼이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세션3에서 '글로벌 경제질서와 보호무역주의의 향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한국일보 주최 코라시아포럼이 25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가운데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세션3에서 '글로벌 경제질서와 보호무역주의의 향방'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도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조는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미국의 보수와 자유 진영 모두 지난 4년간 중국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꿨고, 일반 국민도 같은 생각입니다. 국제 가치사슬(GVC)은 2개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5일 한국일보 주최 코라시아포럼에서 ‘글로벌 경제질서와 보호무역주의의 향방’을 주제로 특별 강연을 하면서, 바이든 정부도 중국에 대한 압박은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트럼프 집권기에 무너트린 기존 '동맹 중심' 질서로의 회귀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방주의 외교를 펼치며 중국과 계속 갈등을 빚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이 집권하면 이 노선이 좀 더 포용적으로 변경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하지만 최 교수는 1999년 미국이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인정하면서 채택한 ‘중국 포용론’이 결과적으로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은 당초 중국이 다자무역 체제에 편입되면 미국과 교류가 늘어나면서 미국의 경제적 우위를 보고 정치적으로도 더 유연하게 변할 것으로 생각했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중국이 강해진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수용하는 대신 자신의 힘에 따라 규칙을 다시 쓰려고 하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국 정치권도 공화당과 민주당을 막론하고 이 같은 판단을 내리고 있다. 중국에 대한 대중 여론도 갈수록 나빠지고 있어, 퓨 리서치센터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응답은 73%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유산 만만치 않아... 기존 질서 회복 힘들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선거본부에서 마스크를 쓴 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 선거본부에서 마스크를 쓴 채 언론과 대화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은 동맹 중심, 규칙 중심 외교로의 회귀를 약속했다. 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을 것으로 최 교수는 예상했다. 트럼프 정부 4년간 남긴 유산이 만만치 않고,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지지 여론도 여전히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이 수립한 다자주의 규범도 트럼프 시대를 거치면서 상당 부분 무력화됐다. 통상 분쟁을 해결해야 할 WTO는 디지털 부문의 통일된 규정을 마련하지 못하면서 입법 기능이 표류하고 있다. 최종 심사를 맡을 상소위원이 미국의 반대로 임명되지 못해 사법 기능도 무너졌다.

동맹과의 관계도 악화됐다. 최 교수는 “트럼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집무 시작 첫날 탈퇴했고, 4년간 유럽연합(EU)을 중국과 비슷하게 취급하면서 지속적으로 조롱하고 적대시했다”면서 “바이든이 동맹의 마음을 되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최 교수는 결론적으로 바이든 집권기에도 디지털 기술 시장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탈동조화(디커플링)'가 거세지면서 최종적으로는 가치사슬로 묶인 세계 교역 체제가 두 갈래로 갈라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처럼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 연계하면서 전략적 모호성을 채택한 국가에게도 어느 한 그룹을 선택해야 할 상황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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