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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드디어 그래미 입성...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와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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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드디어 그래미 입성...레이디 가가, 저스틴 비버와 경쟁

입력
2020.11.25 06:00
수정
2020.11.25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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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최고 권위의 대중음악 시상식인 그래미에서 한국 가수 최초로 수상할 수 있을까. 이들은 데뷔 7년 만에 한국 가수로선 처음으로 그래미 어워즈 후보에 이름을 올려 ‘그래미 수상’이라는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24일(현지시간) 그래미 어워즈를 주관하는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는 내년 1월 31일 열리는 63회 시상식의 83개 부문 후보를 발표하며 방탄소년단의 ‘다이너마이트’가 팝 장르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 올랐다고 밝혔다.

그래미는 모든 대중음악 장르를 아우르는 일반 분야(General Field)를 비롯해 팝, 록, R&B, 랩, 컨트리, 클래식, 아동, 코미디, 재즈 등 장르를 세분화해 시상한다.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는 팝 장르에서 듀오나 그룹이 발표한 단일 곡에 수여한다.

이 부문 후보자 중 그룹은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 나머지 네 후보는 모두 솔로 가수들의 협업이다. J. 발빈, 두아 리파, 배드 버니, 테이니의 'Un Dia', 저스틴 비버, 쿠아보의 'Intentions', 레이디 가가, 아리아나 그란데의 'Rain On Me', 테일러 스위프트, 본 이베어의 'Exile'이 ‘다이너마이트’와 경쟁한다. ‘다이너마이트’는 방탄소년단이 지난 8월 발표한 곡으로 빌보드 종합 싱글 차트인 ‘핫100’에서 통산 3주간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63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명단. 그래미 홈페이지 캡처

63회 그래미 어워즈의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후보 명단. 그래미 홈페이지 캡처

방탄소년단은 25일 그래미 후보 명단 발표 후 공식 트위터를 통해 “‘그래미 후보 아티스트’라는 기적을 만들어주신 건 아미 여러분”이라며 “늘 감사하고 사랑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래미 어워드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에도 영어로 “이렇게 대단한 영예를 안겨줘서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클래식과 월드뮤직 부문에서 국내 음악 관계자들이 수상하거나 후보에 오른 적은 있지만, 국내 대중음악 가수의 후보 지명은 이번이 처음이다. 1993년 소프라노 조수미는 지휘자 게오르그 솔티와 녹음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그림자 없는 여인’으로 클래식 장르의 ‘베스트 오페라 레코딩’ 부문을 공동 수상했고, 레코딩 엔지니어인 황병준 사운드미러코리아 대표는 미국 작곡가 로버트 앨드리지의 오페라 ‘엘머 갠트리’에 참여해 2012년 클래식 부문 ‘베스트 엔지니어드 앨범’을 역시 공동 수상했다. 황대표는 2016년에도 엔지니어로 참여한 라흐마니노프의 ‘올 나이트 비질’로 ‘베스트 코럴(합창) 퍼포먼스’ 부문을 공동 수상했다.

아시아 지역 음악인으로는 인도의 시타르 연주자 라비 샹카, 지휘자 주빈 메타, 일본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 사카모토 류이치, 뉴에이지 연주자 기타로, 지휘자 오자와 세이지, 중국 첼리스트 요요마 등이 그래미의 4대 본상을 비롯해 팝, 뉴에이지, 영화음악, 월드뮤직, 클래식 장르에서 이미 수상한 적이 있다. 4대 본상에선 1973년 라비 샹카가 비틀스 멤버 조지 해리슨과 함께 'The Concert for Bangladesh'로 '올해의 앨범'을 공동 수상했고, 주빈 메타는 'The 3 Tenors In Concert 1994'으로 역시 '올해의 앨범'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팝 장르에선 주빈 메타가 1995년 'The 3 Tenors In Concert 1994'로 '베스트 팝 앨범' 후보에 올랐고, 일본 록 듀오 비즈(B'z)의 기타리스트 마츠모토 타카히로가 2011년 '베스트 팝 인스트루멘탈 앨범'을 공동 수상했다.

방탄소년단의 이번 그래미 후보 지명은 의미가 남다르다. 이들은 앞서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와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여러 차례 수상했으나 유독 그래미에선 후보에도 오르지 못했다. 여타 시상식에 비해 그래미가 라틴 문화권을 제외한 비영어권 대중음악 가수에게 보수적인 탓이다. 이번에도 방탄소년단은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노래’ 등 모든 장르를 통틀어 시상하는 일반 분야 4대 본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러나 개별 장르 중 팝 부문은 경쟁이 매우 치열하고 주목도도 높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달랠 만하다. 레이디 가가, 테일러 스위프트, 저스틴 비버 등과 함께 팝 부문 후보에 오른 것만으로도 현지 음악 관계자들에게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방탄소년단은 이미 두 번이나 그래미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 61회 그래미 어워즈에선 시상자로 나섰고, 올해 62회 시상식에서는 릴 나스 X와 합동 무대를 펼쳤다. 후보로 입성하는 것은 내년 시상식이 처음이다. 후보에 오를 경우 단독 공연이 가능해 이번엔 단독으로 무대에서 공연할 가능성도 있다.

이들은 ‘다이너마이트’ 빌보드 1위 등극 이후 그래미 수상이 다음 목표라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리더 RM은 지난 20일 열린 새 앨범 ‘비(BE)’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매번 다음 목표에 대한 질문에 대해 언급한 것이 그래미였다”며 “잠 안 자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23일 공개된 미국 남성지 에스콰이어와 인터뷰에서도 "미국 여정의 마지막은 그래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번 그래미 어워즈는 지난해 9월 1일부터 올해 8월 31일까지 발표된 작품이 심사 대상이다. 8월 말까지 후보를 제출받은 뒤 9월 30일부터 10월 12일까지 투표권이 있는 레코딩 아카데미 회원들이 후보 선정을 위한 1차 투표를 했다. 이후 내달 7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최종 투표가 이뤄진다.

고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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