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검, 윤 총장 부인 의혹은 "계속 수사중"
추 장관은 예정에 없는 징계 발표로 '카운터'
24일 헌정 사상 처음으로 징계 청구와 직무배제 통보를 받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하루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았다. 일선 검사와의 간담회 일정을 소화한 윤 총장은 자신의 검찰 내 ‘라이벌’ 격인 이성윤 검사장이 이끄는 서울중앙지검이 장모를 기소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데 이어, 몇 시간 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자신에 대한 징계를 청구했다는 사실을 접했다. 법무부와 서울중앙지검이 공교롭게도 같은 날 윤 총장 가족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윤 총장 본인의 직무를 정지시키면서 강력한 ‘협공’을 가한 셈이다.
이성윤, 장모 기소로 먼저 1차 공격
이날은 윤 총장이 사회적 약자를 상대로 한 ‘갑질 사건’ 수사 검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날이었다. 윤 총장은 검사들과 만난 자리에서 경기 이천시 물류센터 화재 등 중대 재해 사건을 언급하며 “중대 재해 사건은 각종 편법과 반칙이 누적돼 선량한 사회적 약자가 피해를 보는 인재가 대부분”이라며 약자를 상대로 한 범죄에 엄정한 대응을 강조했다.
그러나 윤 총장이 일선 검사들과 간담회를 마치고 채 한 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1시 45분쯤, 서울중앙지검발 속보가 쏟아졌다. 서울중앙지검이 윤 총장의 장모 최모씨를 요양병원과 관련한 부정수급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발표한 것이다. 예정에 없는 갑작스러운 사건 처리였다. 지난달 19일 추 장관이 2차 수사지휘권 발동을 통해 장모의 요양병원 사건 등 검찰총장 관련 사건에서 총장 지휘권을 배제하도록 조치했기 때문에, 윤 총장은 장모의 기소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사건과 별도로 △윤 총장 부인이 운영하는 전시기획사의 불법 협찬금 수수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 △윤 총장의 측근인 윤대진 검사장의 친형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 뇌물 수수사건 무마 의혹 등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라고 언급하며, 견제구를 잊지 않았다.
검찰청 갑자기 찾은 추미애, 징계청구로 '일격'
이날 윤 총장에 대한 공세는 ‘장모 기소’ 수준에서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몇 시간 후 더 강력한 일격이 가해졌다. 오후 5시 20분쯤 법무부는 "(윤 총장) 감찰 관련 브리핑을 연다"고 기자단에 예정에 없는 공지를 했고, 오후 6시쯤 추 장관이 서울고검 기자실에 직접 나타났다. 추 장관은 ‘국민 여러분’으로 시작하는 발표문을 통해 윤 총장에 대한 징계 청구 및 직무배제 사실을 발표했으나, 10여분간 발표문 낭독 후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지 않고 떠났다.
추 장관으로부터 불의의 일격을 맞은 윤 총장은 일과 시간 이후 입장문 발표를 통해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 윤 총장은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그동안 한 점 부끄럼 없이 소임을 다해 왔다"며 "위법·부당한 처분에 대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한 어조로 의혹을 반박했다. 윤 총장은 추 장관의 두 차례 수사지휘권 발동시에는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몸을 낮췄지만, 자신의 직무를 정지시키는 이번 조치에 대해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판단해 '법적 대응'이라는 강경 대응 카드를 꺼낸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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