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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 기다리는 K바이오] 세계 첫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출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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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실 기다리는 K바이오] 세계 첫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출시 도전

입력
2020.11.25 04: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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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한미약품

편집자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기술수출, 임상시험이 잇따라 실패 또는 중단됐던 지난해의 무거운 분위기에서 벗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공들여 축적하고 도입해 결실을 기다리고 있는 기술과 제품들을 기획시리즈로 소개한다.

경기 화성에 있는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경기 화성에 있는 한미약품 연구센터에서 한 연구원이 신약 개발을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미약품 제공


한미약품은 지난 8월 세계 간질환 연구 권위자 1만여명이 참석한 유럽간학회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임상시험 결과를 공유했다. 특히 혁신성과 중요성이 인정되는 후보물질 연구진에 주어지는 추가 세션에서 발표 기회를 얻어 이목을 끌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 개발의 선두그룹임을 국제학계에서 인정받은 셈이다.

한미약품의 신약을 학계가 주목한 이유는 3가지 생체물질을 하나로 합쳐 만든 삼중작용제이기 때문이다. 체내에서 서로 다르게 작용하는 물질을 하나의 약으로 결합하는 건 쉽지 않은 기술이다. 한미약품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진 비만 환자들에게 이 삼중작용제를 12주간 반복 투여해 증상이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은 간에 지방이 쌓이고 염증이 생기며 섬유화(단단해짐)까지 복합적으로 진행되는 병이다. 심하면 간경화, 간부전, 간암으로 이어지지만, 뚜렷한 치료제가 아직 없다. 유명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에 도전해왔지만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신약에 까다로운 조건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간과 염증, 섬유화 증상에 모두 작용해야 허가를 내주겠다는 것이다. 한두 가지 증상에 효과를 보여도 나머지 증상에 영향이 없으면 허가 받기가 어렵다.

한미약품의 삼중작용제는 이 조건을 만족한다. 세 가지 물질을 합쳤기 때문에 여러 증상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다. 게다가 ‘랩스커버리’라고 불리는 한미약품 자체 플랫폼 기술도 적용됐다. 바이오의약품의 주성분인 생체물질은 몸 안에 들어가면 쉽게 분해되기 때문에 약효가 오래가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랩스커버리 기술을 적용하면 이를 해결하고 약효 지속시간을 늘릴 수 있다.

지방간염에 작용하는 물질을 두 가지 결합한 이중작용제도 개발하고 있다. 삼중작용제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을 진행하고, 이중작용제는 지난 8월 미국 MSD에 기술수출됐다. 이 수출로 한미약품은 MSD에서 계약금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받고, 이후 개발 단계에 따라 최대 8억6,000만달러(약 1조원)를 수령하게 된다. 허가를 받아 제품으로 출시되면 두 자릿수 퍼센트의 판매 수수료(로열티)도 받는다.

삼중과 이중작용제 모두 현재 임상시험 2상 단계다. 권세창 한미약품 대표이사는 “치료제가 없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한미약품의 신약 후보물질들이 세계 시장에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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